평소에 읽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읽지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알지 못하지만, 멀리 있지 않은 다른 곳에 대해서 알고, 이해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배경이 괭이부리말이고, 인천인 것은 김중미 작가의 이력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김중미 작가는 1963년에 태어나, 1987년부터 이 책의 배경인 인천 만석동의 괭이부리말에서 살아왔고 지금은 그 곳에서 자그마한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이야기와 모든 사건들이 전개되는 중심무대는 서울의 부자마을이 아닌 6.25전쟁이나 억울하게 쫓겨난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인천의 달동네 괭이부리말입니다. 가난한 사람들만 모여 사는 달동네에서 숙자 숙희 자매, 동수 동준 남매, 영호 삼촌 등의 인물이 구성원이 됩니다. 모두들 사연이 있고 아픔이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 사연을 들어주고, 아픔을 치유해 주며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갈 곳 없는 이들이 삶의 보금자리로 삼는 이 곳의 이름을 왜 괭이부리말이라고 부르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저 동네 아이들이 그곳을 하얗게 뒤덮는 괭이갈매기들 때문이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괭이부리말은 그 곳 사람들이 조개껍데기, 판자조각 등으로 메꿔서 땅을 만들고 시멘트로 집을 만들어 생긴 곳입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주먹하나 만한 공간만 남기고 판잣집으로 가득 메웠습니다. 이곳에서는 많은 사건들이 전개됩니다. 그 중에서도 숙사 숙희 자매, 동수 동준 남매의 사연은 가슴에 더 와 닿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숙자네는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사고를 내는 바람에 어머니가 집을 나갔습니다. 어머니가 갑자기 사라진 탓에 집안 일은 모두 숙자의 몫이 됩니다. 그러나 15분 동생인 숙희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뺀질뺀질 거립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어머니를 찾으러 간다는 핑계로 술을 마십니다. 불평 불만할 상황인데도, 숙자는 그렇지 않고 자신의 상황에 나름대로 만족하고, 숙희도 챙겨가며 엄마가 올 날을 마음속으로 기다립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숙자랑 나랑은 분명히 같은 또래일 텐데... 왜 이렇게 생각하는 게 다를까? 하며 책 속에 주인공인 숙자와 비교해보기도 했습니다. 동수는 숙자 숙희 자매의 친구인 동준이의 형입니다. 동수네는 어머니가 집을 나가시고, 아버지는 어느 날 돈을 벌러 나간다며 집을 나가십니다. 동준이는 숙자 숙희와 함께 있을 때는 웃고 있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엄마 아빠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동수는 그리워하는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원망을 합니다. 사춘기 탓인지는 몰라도 동수는 방황도 많이 하고, 본드도 합니다. 동수가 본드를 하는 장면이 나올 때 한편으로는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저럴 때일수록 학교생활도 더 열심히 하고, 성실해야 하는데...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만난 영호 삼촌 덕분에 동수도 마음을 고쳐 잡고, 학교도 다니고, 취직도 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영호 삼촌이 부모님 없이 방황하는 동수 동준이를 보살펴 준 것은 잘한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괭이부리말과 같은 일을 겪는 가정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괭이부리말 아이들에서 동수, 동준이가 영호삼촌을 만나서 방황을 끝내고 자기 일에 충실하며, 사람들을 돌보아 주었던 것처럼 소설 속에서만이 아닐, 실제로 따뜻한 사람을 만나서 이겨낼 수 있었으면...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은 힘들게 읽은 책이지만, 그만큼 깨달은 것도 많이 있습니다. 또 처음 계획했던 것처럼 "직접 보고 경험하지 못한 것"을 알게 해주기도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수의 마음을 열어주었던 영호 삼촌처럼 저도 누구에게든지 필요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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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0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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