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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시험이란...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7월 29일

후덥지근한 날씨가 연일 계속되었다. 마음까지 지치게 한다. 창 밖에서는 잠자리가 멋진 곡예를 한다. 잠자리처럼 자유로이 날고 싶다. 찌는 더위에 의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한 문제라도 더 풀어야 하는 이 시간은 꿀꿀한 기분에 몸도 마음도 피곤하기만 하다. 며칠 남지 않은 기말고사가 부담스럽지만 마음을 다잡고 평균을 올려보자는 생각에서 열심히 공부에 임했다.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수면도 제대로 취하지 못하면서 제법 한다고 했는데......
시험 날 아침에는 밥맛도 없어서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엄마의 손을 잡고 무릎 꿇고 기도를 드렸다. 열심히 한만큼 댓가가 있을 것이니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엄마는 고맙다고 하셨다.
지금까지 했던 것만큼만 하라고 덧붙이셨다. 시험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가슴을 두근두근 방망이질 하게 만든다. 운동회 날 달리기 라인에 서서 총소리를 기다리는 것처럼 힘을 다해 달려야 하는데......
교문을 지나 교실 책상 앞에 앉을 때에도 마음을 다 잡아 보려고 했지만 진정되지 않았다. 국어 사회 과학은 괜찮은 것 같았는데 수학이 문제였다. 2교시 수학 시험지를 접하고 보니 앞이 캄캄한 긴 터널 그 자체였다. “세상에.... 문제지에서 풀었던 것이 아니잖아..  심화문제가 너무 많아... 9단원도 나왔어?!”머리가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너무도 힘든 긴긴 시간은 그렇게 지나갔다.
그래도 수학을 제외한 과목은 잘본 것 같아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3,4 학년은 벌써 즉석 점수가 나왔나보다. 웃는 아이들을 보고 “부럽다~” 하는 생각이 들었고, 우는 아이들을 보고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야... 나도 수학시험을 망쳤는데...어쩌나.. 하는 생각을 했다.
선생님께서는 3~4일 후에 점수를 알려주신다고 하셨다. 그동안 가슴이 콩닥거려서 내내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다음날 점수가 나왔다. 시험지를 받아 재빨리 구석을 찾아가서 점수를 확인하고 다리에 힘이 빠지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전과목 모두가 점수가 더 낮아진 것이었다. 특히나 지금까지 점수 중에서 이렇게 최악인 경우는 없었다. 현실이 나를 당황하게 했다.
얼굴에 열이나 화끈거리고 점심도 못 먹고, 울고 또 울어 눈이 퉁퉁 부었다. 작은 눈이 더 작아지고 가슴에는 설움만 꽉 차고 무엇이 무엇인지 감당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노력한다고 했는데 점수가 오르기는커녕 영재로서 체면이 서질 않았다. 창피하기까지 했다.
지금까지 헛수고 한 것일까? 내가 이렇게 한심하고 못난 아이일까?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온 힘이 쭉 빠지고 말았다. 부모님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뭐라고 말씀 드려야 할지 제일 먼저 걱정이 되었다.
나를 위해 열심히 수고 하시는데....부모님꼐서는 “네가 열심히 했으니까 점수가 안 나와도 야단 알 칠게” 라고 말씀은 하셨지만 그래도 죄송한 마음이 앞서서 눈물이 또 흘러내렸다.
학원 선생님께서도, 부모님께서도, 괜찮다고, 다음 기회가 얼마든지 있으니 그 때 더 열심히 하라고 하시면서 수고했다고 격려와 위로의 말씀을 해주셨지만 결국 자책감에 힘만 또 빠지고 말았다.
목사님께서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하시며 등을 두드려 주셨다. 그럴까? 힘들긴 했지만 이번 시험으로 인해서 실패한 것은 아니다. 지금의 실패는 나중에 성공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시련이라 생각하고 다시 한 번 정상을 향해 정신 똑바로 차리고 2학기에 도전해야지!   하고 마음을 다잡아 보았는데, 여전히 밥맛을 찾지 못 하고 우울한 나날은 계속 되었다. 부모님께서는 안 좋은 일은 빨리 잊고 마음을 정리하라고 하셨지만 그래도 시험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부모님께서도 기대에 어긋나 충격은 크셨겠지만, 내색을 하지 않으시려고 무던히도 애쓰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나를 사랑해 주시는 마음이라 생각하고 더욱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데.....
초등학교에서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을 거쳐 인생사는 날까지 모든 시험은 연속된다고 하시는데. 우리 엄마도 50인 나이에 당당히 국가고시를 패스해서 자격증을 취득하신 걸 보면 시험은 끝이 없는가보다. 오늘 창문 밖에서도 전에 날던 된장 잠자리와 나비가 훨훨 예전처럼 날면서... 은혜야! 우리들처럼 이렇게 날아봐~" 하고 시범을 보이는 것 같아 코웃음이 나왔다.
오늘을 거울삼아 내일에 힘찬 도약을 위해 저 높은 창공을 날개를 접지말고 날고 또 날아야겠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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