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0-23 오전 10:34:29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특별기고

[특별기고=생태도시의 조건10]샘물에 흐르는 재생과 불멸의 신화

샘물에 흐르는 재생과 불멸의 신화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7월 29일


 

공명수 교수 (대진대학교 영문학과)

 

우리는 샘물이 생명을 불어넣는 성스러운 힘을 지녔다는 신화나 전설을 저마다 믿고 있다. 옛날부터 사람들이 샘물에는 신성한 존재들이 살고 있어 어떤 마법의 기운이 흐른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로마의 철학자인 세네카가 “샘이 솟아나거나 물이 흐르는 곳에 제단을 세우고 제물을 바쳐야 한다”고 말한 바처럼, 우리는 샘물에 얽힌 전설을 가볍게 처리할 수 없다. 성자들이 샘물을 이용해 기적을 행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샘물과의 성스러운 접촉이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황당한 에피소드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것도 아마 우리의 삶의 흔적이 묻어 있는 신화나 전설에 대한 수용 때문일 것이다.
 어떤 문화권이든 각 나라의 구전에는 샘물에 관한 재생과 불멸의 신화나 전설들이 많다. 인도처럼 물이 황금보다 더 귀중하게 여겨지는 건조한 기후의 국가뿐만 아니라, 서늘한 기후에다 땅이 기름진 나라들도 샘물 숭배를 일상의 일로 여겼다. 초기 기독교 예배의식에서는 그리스도가 죽어서 부활할 때까지 누워 있었다는 예루살렘의 성묘(聖墓)가 생명의 샘물로 묘사되었다. 슬라브인들의 민담에는 죽은 자를 다시 살아나게 하는 효험을 지닌 성수(聖水)로 샘물을 거론하였다. 마찬가지로 선사시대 민중의 기억 속에서 우물과 컵 모양의 오목한 자국은 한 곳에 집중된 여신의 생명을 상징하는 형상으로 남아 있었다. 초기의 문명에서는 그런 빈 공간에 고이는 빗물이 성수이고, 그 물에 사람의 병을 치유하는 힘이 서려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신체의 일부가 마비된 사람이나 다른 상처나 병이 있는 사람들은 그 성수를 마시고, 그 물로 온몸을 적시고, 또 그 물로 상처 입은 부분을 씻어 내렸다고 한다.
 샘물에 관한 많은 상징적 신화가 전해지고 있는데, 샘물 숭배는 처음에 이교도의 전통으로 시작되어 나중에는 기독교 문화권에도 침투하였다고 한다. 샘물 숭배의식에 생명을 부여하는 여신과 많은 연관이 되어 있어 사람들은 샘물이 신비의 세계로 통하는 문이라고 상상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흔히 샘물을 여신의 눈이나 가슴, 혹은 입과 연관시켜 은덕을 베푸는 수혜자로서의 여신의 역할로 상상하기도 하였다. 사람들은 여신의 임무를 대개 성스러운 생명의 원천에서 건강한 생명과 풍요를 끌어내 지상의 존재에게 나누어 주는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샘물은 대개가 예언의 능력을 지닌 아름다운 정령이 거주하는 위안의 장소였다. 그런 곳은 순례와 숭배의 장소가 되었으며, 신성한 바위나 약초로 장식되어 세속인들이 떠받드는 사원과 다름없는 장소가 되었다. 기독교 문화가 그와 같은 이교도적인 우상 숭배를 금지한 이후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그 신성한 샘물로 순례를 계속하였다. 그 샘물이 그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장소였기에 기독교 문화의 억압을 피해 샘물을 소망의 샘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런 소망의 샘은 애수가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면서 각각 독특한 능력과 속성을 지니고 있었다.
  또한, 동양은 말할 것도 없고 서양에서도 생명 부여 능력을 가진 샘물을 신처럼 숭배하여 감사제를 올리는 곳도 많았다. 그리스인들은 그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샘물의 근원에 인공의 수반을 세우고, 근처에 그들이 각별하게 여기는 신의 성상들을 갖다놓고 그 장소를 성소로 만들기도 하였다. 영국의 데일즈에는 ‘우물단장’이라 불리는 재미있는 관습이 전해지고 있다. 사람들이 수없이 많은 꽃잎을 따다 커다란 진흙판에 그 꽃잎들을 눌러 박았고, 이렇게 해서 만든 아름다운 화판을 우물 위에 걸어 놓고 모든 종파의 성직자들이 함께 모여 축복의 기도를 올렸다고 한다.
  바빌로니아 신화에서 달의 여신인 이슈타르는 풍요의 상징인 샘물의 수호신이었다. 그녀의 신전이 생명의 상징인 샘물이 흐르는 천연의 동굴이나 사막의 오아시스에 자리 잡고 있다. 켈트족의 시대에 알자스의 지역에는 디아나 여신이 풍요의 근원으로 여겨졌던 신성한 우물의 여신으로 숭배되었는데, 지금도 아이 갖기를 원하는 여성들이 그 샘물에서 광천수를 떠서 부근의 산으로 가져가 바위 위에 뿌린다고 한다. 아프리카의 많은 부족들 사이에는 기우제에 참가하는 여성들은 항상 부족민들이 신성시 여기는 샘물에 찾아가 그 샘물을 깨끗하게 한 다음, 그 샘물을 퍼서 자신들의 알몸을 씻는 것을 필연적인 의식으로 여겼다. 이들은 이 과정을 스스로를 정화시키는 의례로 받아들였다. 중앙아프리카의 바간다 부족의 경우에는 월경 중인 여성은 그 어떤 경우에도 우물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믿었다. 이들은 혹시 이를 어기게 되면 우물이 마를 뿐더러 그 여자는 병들어 죽는다고 여겼다. 그리고, 그리스의 칼림노스 섬 사람들은 월경 주기에 접어든 여성들이 우물에서 물을 퍼올리거나 냇물을 건너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은 맑고 맛좋은 물이 있는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나 물이 부족한 우리지역에 깨끗한 샘물이 그 나마 위안을 주고 있다. 우리가 우리지역을 생태도시를 위한 최적의 조건으로 여기는 것도 맑고 깨끗한 물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동서양을 포함하여 물을 잘 다스리고 소중히 하는 사람들의 지역이 풍요로운 고장이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7월 29일
- Copyrights ⓒ포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
이름 비밀번호
개일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겨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PBS 포천방송 TV
경기도
생활상식
가장 많이 본 뉴스
정보 커뮤니티
상호: 포천신문 / 주소: 경기 포천시 해룡로 130-38 (동교동)
발행인·편집인 : 김현영, 편집인 강신옥 / mail: ipcs21@hanmail.net / Tel: 031-542-1506~7 / Fax : 031-542-111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 아50080 / 등록일 : 2009년 6월 22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현영
Copyright ⓒ 포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