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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포천아리랑을 아십니까?


이희용 포천예총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7월 10일


우리는 흔히 등하불명(燈下不明)이란 말을 즐겨 인용한다. 그 뜻은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로 표현하지만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을 도리어 잘 모르거나 남의 일은 잘 알지만 자신의 일은 잘 모를 때를 비유하여 쓰이고 있다.
적어도 국문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구전가요에 대한 의미나 채록을 염두에 주고 사라져 가는 우리소리를 아쉬워하면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도 한다. 십여 년 전부터 필자는 포천에서 전해오는 소리에 관심을 두면서 포천메나리 속에 온전하게 전해져 내려오는 새로운 소리를 발견하면서 공연으로의 적용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다. 그 것은 포천에서 불리고 전해지는 메나리조 아리랑의 발견이었다.
포천메나리 속에는 입산소리가 있는데 농사꾼들이 갈잎을 꺾으러 빈 지게를 지고 산에 오를 때 지겟작대기를 악기 삼아 지게 발을 두드리면서 부르던 소리인데 이 곡조가 강원도아리랑과도 다르고 여느 다른 지역의 아리랑과 노랫말도 차이가 있는 것이었다. 산간지역인 포천에는 고유의 메나리가 있었고 메나리토리 권에서 전해지는 새로운 아리랑 있었는데 그것은 마치 등잔 밑이 어두움을 떠오르게 하는 경험이었다. 이 소리는 때때로 풀피리나 손가락 정도의 짧고 지공이 없는 호드기로 불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메나리는 산메나리를 시작으로 산속에서 일을 하며 부르던 소리가 메아리로 전해져서 메아리가 메나리로 변하여 정착한 소리라고 포천메나리 채록자이신 김순재 교수님의 전언이다. 그래서 이 아리랑 소리를 원로 분들과 상의하여‘포천아리랑’이라 이름하게 되었고 이 소리의 보급과 전승에 노력을 기울이기로 다짐하고 그 근거를 찾기 위해 아리랑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구전민요는 누구나 아리랑이라 말하고 있다. 아리랑의 기원은 여러 가지가 설이 있는데 대체로 여음인 "아리랑"의 어원에 그 열쇠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에서 ‘아리랑’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시기는 대체로 1930년대를 전후한 시기로 보고 있다. ‘아리랑’의 유래를 몇 가지로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리랑(我離娘)"나는 사랑하는 님을 떠난다"는 뜻의 말에서 유래했다는 설, 둘째, 아이농설(我耳聾說) 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 할 때 부역으로 고생하던 백성들이 좋은 말은 못 듣고 괴로운 말만 듣게 되니 “차라리 귀가 먹었으면 좋겠다.”라고 한 말에서 유래했다는 설, 셋째. 아랑전설(阿娘傳說) 밀양 영남루의 아랑낭자의 억울한 죽음을 애도한 노래에서 나왔다는 설 넷째 알영설(閼英說) 신라의 박혁거세의 아내 알영부인을 찬미한 말이 변하여 전해진다는 설이 있다. 다른 유래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어느 것도 확실한 근거는 없고 그저 구음(口音)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나서 전해진다고 보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다.
우리역사 속에서 아리랑은 다른 민요와 마찬가지로 본래 노동요의 성격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구술과 암기에 의한 전승 또는 자연적 습득이라는 민속성과 지역공동체 집단에 의해 이어졌다는 민속성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집단적 특징은 시대성과 사회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아리랑’의 노랫말 속의 내용이 개인적인 넋두리가 있었을지라도 거기에는 우리민족의 민족사가 반영되었음을 미루어 알 수 있다.
우리민족은 자신이 어떤 일을 하던지 생활 속에 깔려 있는 삶의 애환을 ‘아리랑’에 담았고 그것은 직업공동체·사회공동체의 문화적 독자성이 강한 노래였고 민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한국인 특유의 민족적 동질성을 지탱해 주었던 우리의 가락이었다. 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 백성의 고통이나 관리의 가렴주구가 아리랑에 얽혀 있고, 일제 강점기하의 민족적 수난 속에서 끌어 오르는 저항의식이 나운규가 제작한 영화 ‘아리랑’을 나오게 했다. 이런 예술작품의 등장은 아리랑이 지니는 역사적 상징이 민간전승에서 문화영역으로 옮겨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리랑은 단순히 단일한 장르의 민요로 파악할 수 없는 다양성과 역사성을 지닌 우리 민족의 원초적 정서와 맥을 같이 해왔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3대 아리랑으로는 정선아리랑·진도아리랑·밀양아리랑을 꼽을 수 있다. 그 특성을 알아보면 ‘정선아리랑’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동서를 따라 이어져 내려온 메나리토리권의 민요로서 민요적 전통성과 지역적 특성이 강하게 나타내고 있는 산간지방 고유의 소리이다. 또한 ‘진도아리랑’은 호남지역의 육자배기토리권에 속하지만 다른 육자배기토리 민요와는 약간의 다른 면을 보이기도 한다. 한편‘ 밀양아리랑’은 영남지역에서 전하여지지만 영남지역의 정자토리 민요와는 일부 다른 차이를 보이고 있는 각 지역의 특징적 차이가 있기도 하다.
남북이 분단되어있는 지금‘아리랑’은 민족화합의 노래로서 널리 불리고 있는 민족의 소리이다. 강원도와 인접하고 황해도와 교류했던 포천은 우리 나름대로의 숨결이 녹아있는 고유의 소리를 불렀고 그것이 이제는 박물관 속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있다. 그 이유는 이제 더 이상 일을 하며 소리를 부르지도 않고 산에 오르며 아리랑을 부르지도 않는다. 그나마 무형문화재로 활동하시는 분들도 연로하여 그 전승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한 분 두 분 유명을 달리하시는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는 노력으로 포천의 예술인들은 국악협회를 중심으로 농사일을 하며 부르던 소리들과 풀피리, 그리고 경기민요와 풍물을 버무려 “우리소리 포천의 소리” 공연을 만들게 되었다. 이번 7월12일 토요일 포천반월아트홀 소극장 무대에 올리게 되는 이 공연은 다른 지역 어디에서도 체험할 수 없는 우리들의 소리인 것이다. 더 늦기 전에 포천의 숨결이 가득 담겨있는“포천아리랑”을 바로 알고 찾아내서 슬기로운 우리의 문화유산을 올바로 체험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제 이 자랑스런 무형의 문화유산 “포천아리랑”은 포천시민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있어야 온전히 전승될 수 있을 것이다.  

이희용 포천예총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7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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