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서예는 언제나 열린 공간이다. 따로 자물쇠를 잠그고 출입할 때마다 열쇠로 여는 번거로움 없이 들어오고 싶을 때 들어오고, 나가고 싶을 때 나가면 된다.
이제는 이 곳을 출입하는 모든 사람이 주인이 되었기에 이곳의 터전을 마련하고 지금의 자리까지 만든 서예가 장동원 원장은 이런 개방 사실이 자랑스럽다.
“도둑이 들면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에 장 원장은 “서예학원에 물건을 훔치러 들어오는 도둑은 그나마 착한 도둑”이라며 “제발 훔쳐가서라도 (붓글씨를) 썼으면 좋겠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하지만 이 대답을 농담으로만 치부해버릴 수 없는 게 우리 포천 지역 서예의 현주소다. 96년 처음 정원서예의 문을 열었을 때 원생모집이 안 돼 장 원장은 일일이 학교장을 찾아다니며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서예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렇게 몇 년동안 적자 운영하면서 원생이 오든 안 오든 꾸준히 작품을 쓰면서 계속 문을 열어두었다.
“아직도 그리 많지는 않지만 조바심 내지 않고 한 명 한 명 늘어나는 재미에 즐거움 느끼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부터 87세 어르신까지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존경하고 위하는 모습이 가족 그 이상이다.
정 원장은 이런 분위기에 대해 “서예는 우리 민족의 얼이고 곧 인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정필정(心正筆正)이란 말이 있죠. 마음이 바르지 않으면 글씨도 바르게 써 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정 원장은 “서예에 한해서는 천재가 없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소질은 있을지언정 그것의 계발 여부에 따라 대가(大家)가 판가름난다는 것.
정 원장도 초등학교 시절, 각종 대회에 출전해 입상을 하고 1등을 차지하면서 칭찬을 받으며 서예가 재밌어졌다. 소질을 계발하고 싶은 생각에 손에서 붓을 놓은 적이 없었다.
“서예는 온 정신이, 온 몸의 힘이 팔을 통해서 손끝에 전달되고 그것이 붓끝으로 표현되는 예술이죠. 붓 안에는 문인화, 글씨 등 무궁무진한 예술이 들어있어요. 모든 게 붓으로 이뤄지죠.”
정 원장의 붓에 대한 예찬이 끊이질 않는다. 이는 곧 서예에 대한 찬사로 이어진다.
“한 글자 한 글자 쓰는 정성이 일상생활에 그대로 적용되죠. 신중해지고 모든 일에 집중하게 되고…. 정신을 모아서 글을 쓰다보면 시간도 금방 지나가요.”
하지만 갈수록 서예 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시급한 해결 과제다. 서예가 좋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배우려고 나서는 사람은 적다. 특히 학교에서는 교실 등이 지저분해지기 쉽다는 이유로 환영을 못 받고 있다.
정 원장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50년대처럼 학교 정규 교과과정에 서예를 포함시키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한 “포천에 발을 디뎠으니 한 분이라도 서예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 두 사람 특이하게 잘 쓰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이 서예의 장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