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풍은
두 손으로 부여잡고
침묵은
가슴에 매어놓으니
그늘져 어두운
세월의 물결 속
몸가짐
스스로 추스리고
내 몸
매만지며 한발한발 내딛는다.
-길 中
“외동딸로 외롭게 자랐죠. 자라면서 그런 감정들이 계속 쌓였고 마음 속에 내재된 사랑이나 외로움을 표출해 낼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했어요.”
포천문인협회 이재옥(57) 수석부지부장의 인생에서 ‘시’가 차지하는 의미는 그런 것이었다. 꼭 현학적이거나 아름다울 필요가 없는 자기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다.
불자들을 대상으로 합창을 가르치다가 우연히 사찰 소식지에 글을 싣게 되면서 실력을 인정받아 정기적으로 시를 실었다. 그렇게 시작(詩作)을 하게 됐고 그 세월이 10년이다.
등단도 스스로가 한 것이 아니었다. 98년, 하루는 문우(文 友)가 읽어보겠다며 시 9편을 가져갔다. 며칠 후 해동문학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당선 전화가 걸려왔다. 그녀 대신 원고가 제출됐고 그 중 5편이 당선됐던 것이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시인 타이틀을 달았다. 그렇게 우연히 발을 들여놓은 이 길이 이제는 필연이 되어버렸다. 일과가 끝나는 밤이면 돋보기를 쓰고 책들과 벗하고 시작노트를 꺼내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조심조심 풀어놓기도 한다.
주로 서정시를 쓰는 그녀는 자연적인 것을 소재로 다룬다.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모든 사람들이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소재"이고 “그것을 그냥 생각나는 대로 나열하는 것"이다.
본업인 농사일 외에도 포천문화원 이사, 보문정사 합창단 지휘자 등 사회활동에도 열심인 그녀는 “성실하고 아름다운 삶"을 꿈꾼다. 소프트웨어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농사도 열심히 하고 시도 열심히 쓰고 사회 활동도 열심히 한다.
“욕심이 많다"는 그녀는 “내가 지금 이렇게 할 수 있는데 왜 망설이느냐"고 세상을 향해 외친다. 그녀는 또 내년쯤 자신의 시집을 발표할 예정이다. 꾸준히 책을 내서 자신을 채찍질해야 하는데 그동안 경제적인 여건으로 미뤄왔었다.
“하나 하나 나를 쌓아가는 과정인데 더 이상 미룰 수 없죠. 더 좋은 모습으로 모범이 되는 모습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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