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를 살아가는 포천의 예술인⑬ 시인 박 정 근
문화향유 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인간’
문지연 기자 / jun28258@gmail.com 입력 : 2004년 04월 08일
“더 이상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삶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그런 삶을 벗어날 수 있게 해 주는 게 문화이고 그 문화 속에 있을 때만이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있다.”
시인이자 세익스피어학의 권위자 박정근(50) 대진대학원장(영어영문)이 ‘인간다운 삶’에 대해 단호히 정의를 내린다. 우리네 삶은 ‘분열’의 연속이고 그 분열의 틈을 메울 수 있는 것이 문화라는 것.
이를 위해 박 교수는 “학자와 언론, 전문 예술인, 자치단체 등이 문화운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교수 스스로도 주민들에게 문화적인 산소를 공급해주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세익스피어 극을 군민회관에서 올리고 마홀합창단원과 포천문인협회 회원으로의 활동 등이 그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박 교수는 “생각보다 문화의 장벽이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토로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점차 시민의식이 높아지고 반월아트홀이라는 구심체가 생김으로써 앞으로는 더 가속이 붙을 것이라는 희망이다.
특히 그동안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지리적 위치로 인한 시대적 아픔 등이 소재가 되어 훌륭한 작품이 탄생될 여지가 많은데도 군사적 이데올로기의 억압으로 척박하기만 했던 포천에서 문화단체가 자생적으로 생겨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 시절 외무고시를 준비하던 박 교수는 어느 날 우연히 본 유진오닐의 ‘지평선 너머(Beyond the Horizon)’를 보고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때부터 ‘몰입’이 시작됐고 그 후 영미문학은 그의 삶의 방향을 돌려놓았다.
“세익스피어의 문학은 공연을 위한 것이고, 또 그것은 시이죠. 공연이나 영상, 문학 텍스트가 합쳐진 것으로 하나라도 놓치면 세익스피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문학지망생으로 어릴 적부터 틈틈이 시를 써 온 박 교수에게는 그저 좋아하는, 즐거운 일이다.
“내가 자연이든 현상이든 그것을 연기하고 싶으면 연극이 되는 것이고 더 깊게 끌어내면 시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올해 그동안 써 온 시들을 엮어 시집을 발간하고, 6월에 잡힌 학술회의 때 선보일 ‘리어왕(King Lear)’에서 리어왕 역을 맡기로 해 연습중”이라고 말하는 박 교수의 얼굴에 삶을 즐길줄 아는 자의 여유가 비쳤다.
또 “시간이 되는 대로 한탄강을 주제로 한 뮤지컬을 해 반월아트홀에 올리고 싶다”는 그의 소망에서 지역문화 부흥을 위한 그의 소신도 엿볼 수 있었다.
이런 이들이 포천에 많아진다면 포천 시민의 문화의식 향상은 그리 먼 미래의 얘기는 아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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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 jun28258@gmail.com  입력 : 2004년 04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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