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해 토지 문제의 처리는 기본적으로는 소유권 보호에 관한 법적 문제이나 정상적인 상황 하에서 제기되는 소유권 보호 문제와는 본질적으로 성격을 달리한다. 반세기 이상 분단되어 온 두 정치적 실체의 통합이라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어, 국가 경제 및 사회 문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한 점에서 법률적 차원에만 국한시켜 접근하거나 해결책을 찾으려 할 경우 논리의 오류에 빠질 위험이 있다. 이에 우리의 정서를 고려한다면 다음의 사항들을 염두에 두고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우선 통일 한국의 북한 토지 소유권 정리 방안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원소유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하기보다는 북한 주민의 보호와 북한 지역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도입 및 경제 재건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경제 재건 정책에 있어, 투자 장애 요인 제거와 북한 주민의 북한 지역 잔류 유도 정책이 포함되어야 한다. 침해 토지 문제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할 때 북한 주민이 연고를 가진 지역의 토지 구입에 있어서 우선권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하며, 북한 지역에 대한 공공 투자를 위한 토지를 비축하고 이를 위한 재원 확보를 가능케 하는 방안이 선택되어야 하며 또 효율적인 토지 관리 정책 실시로 부동산 투기를 사전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앞서도 언급한 북한 주민의 북한 잔류를 유도하기 위하여 통일 후 일정 기간 동안 북한 주민의 협동농장과 기존의 영농 체제를 유지시켜 생활 터전의 혼란을 막아야 하고 사유 재산권 보장 측면과 법치주의 확보 측면에서 원소유자의 재산권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아울러 행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각 원칙들은 모두 나름대로 합리적 근거와 장·단점을 가지고 있으나 어느 방안을 택하더라도 북한 지역의 토지 소유권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는 없다. 반환 원칙의 적용은 현실적 실현의 가능성이 없음에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구동독이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등기부를 계속 유지해 왔다는 점은 통일 독일로 하여금 국가 소유와 협동단체 소유의 토지를 사유화하고 원소유자에게 반환하는 원칙의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나 북한의 경우는 지적원부의 파기로 원소유자의 확인이 어렵고 또 원소유권의 회복도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반환 원칙은 그 적용의 가능성이 배제될 것이다. 보상 원칙 또한 원소유권자의 입증이 곤란하고 그 보상의 기준을 어떻게 확정하여야 하는가의 문제가 있고 평가된 지가의 보상에 있어 재원 마련에 문제가 있다. 다만 과거 일제 시대에 작성된 지적원부가 남한에 남아 있으므로 문중 땅과 같이 원소유자를 찾기 쉬운 땅의 경우에는 반환과 보상 원칙을 적용해도 큰 문제가 따르지는 않을 것이다. 또 북한의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는 무보상 원칙은 단순하고 처리 과정도 간편하나, 법적 현실적 사항의 고려를 도외시하고 있기에 도입에 난점이 있다. 재국유화 원칙은 물론 많은 문제점이 있으나 우리의 정서와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가장 설득력이 있다 할 것이다. 또한 사안에 따라서는 하나의 원칙에 다른 원칙을 예외적으로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침해 토지 문제는 법률적 차원 이외에도 북한 지역의 체제 전환 및 경제 재건, 북한 주민의 생존권 보장, 통일 비용 부담, 농업 정책을 포함한 산업 정책의 재조정 등을 감안하여 종합적 장기적 안목 하에 처리되어야만 통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통일 독일의 경우를 감안하여 이제부터라도 남북한 주민 간의 서신 교환, 이산가족 상봉, 경제 교류를 더욱 더 활성화시켜 통일의 그날에 양 지역 주민이 느끼는 이질감을 완화하고 경제적 갭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의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