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자연이 만나는 도시 포천. 푸르고 푸른 포천의 하늘은 마냥 드높기만 했다. 개성인삼축제가 열리고 있는 포천공설운동장을 향해 가는 길은 체증도 없었고 전형적인 아름다운 가을을 뽐내고 있었다. 향긋한 인삼과 행사에 대한 기대감에 마음은 마냥 부풀어 콧노래 마저 흥얼거려졌다. 조금씩 물들은 단풍잎들과 영원한 소녀적 이미지 코스모스의 한들거림 그리고 아직은 녹색 옷을 갈아입기 싫은 듯한 들풀들은 10월의 햇살에 수줍은 듯 반짝이며 해맑은 미소로 반기는 듯 했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본부석 앞쪽으로 면단위 인삼 판매대가 설치되어 있었고 건너편엔 노래자랑 가설무대가 세워져 흥겨운 가락을 보내고 있었다.
그 한편으로 전통 차와 꿀, 돼지·오리 훈제· 계란 후라이 등의 먹거리와 아이들을 위한 페이스페인팅 코너도 마련돼 있었지만 인삼으로 된 먹거리가 없어 조금은 의아했다. 행사장을 돌아보니 축제라고 하기엔 너무 썰렁하고 "개성인삼 축제"라고 했는데 개성지역에서 생산되는 인삼이 개성인삼 아니가 하는 생각과 당연히 "포천인삼축제"로 이름져야 한다는 감히 어줍잖은 애향심이 발동했다.
세계로 열린 행운의 도시 포천시로 거듭나고 있는 격과 어우러지지 않는 미흡한 이름만 인삼 축제인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저 단순히 인삼을 팔기 위한 형식적인 축제라면 차라리 "포천산개성인삼"특별판매전이라면 어떨까? 심란한 마음으로 있는데 노래자랑 대회가 시작되었다.
"그래 노래자랑이나마 재미나게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에 자리하고 앉았건만 대회 참가자는 몇 명 안되고 L을 닮았다는 여가수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 해 초반부터 흥보다는 지루함을 주었고 주최 측 사람들의 찬조출연이 이어졌다.
거기다 경연자들이 다 끝나 심사위원이 집계차 심사위원석에 없었건만 늦게 온 사람 노래를 몇 번씩 시키고 무대 앞에서 술 취해 왔다 갔다 하던 사람을 무대에 오르게 해 노래를 계속 시키는 옹색한 진행에 많은 사람들의 비아냥이 이어졌다.
더욱이 자막 준비도 안 된 상황이라 가사를 잊어버리면 다시 하고 다시 하고...
처음 보는 노래자랑 이었다. 어쨌던 수상자로 1.2.3.등을 결정했는데 2등이 조합원 직원이 되자 약간의 웃음과 야유가 있었다.
왠지 주최측이 안쓰럽다는 생각에 날이 어두워진 탓도 있겠지만 몸뿐 아니라 마음마저 추워왔다. 알고 보니 원래 저녁 6시30분 시작 예정 이였던 대회를 4시30분으로 변경하면서 참가자들에게 2-3시간 전에 핸드폰 문자로 연락을 했다니 이해가 안 될 뿐더러 참으로 무성의 하고 매끄럽지 못할 수밖에 없었 던 대회 시작이 아니었나 싶었다.
어쩐지 떨떠름한 마음에 막걸리나 한잔하고 가자는 일행의 제안에 먹거리 포장마차로 옮겨 술과 안주를 주문했다. 술은 역시 좋은 건가 보다 일행들의 얼굴에 화기가 돌고 기분이 좋아졌다 "자자 포천시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잔을 모으는데 "뭐여 아니 막걸리 반 뚝배기에 만원이라 양은 오천원짜리 반이고 값은 배란 말이여?"라는 소리가 들린다.
축제 문화는 그 사회의 성숙도이며 삶의 질의 가치 척도라 할 수 있다. 마땅히 주최측의 세심하고 성의 있는 그러면서 무언가 함께 호흡 할 수 있는 컨셉으로 진행되어 흐뭇한 마음으로 내년의 축제를 기대하며 아쉬움을 남긴다면 우리 모두는 자연스럽게 선진문화인이 될 것이라 생각되어진다.
정말 내년엔 훌륭한 "포천산개성인삼축제"가 되어 오래도록 맥이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기원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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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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