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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지친 삶을 덮친 病魔

윤순옥(포천의제21 고문)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7월 21일

 초복이 내일모레인데 오늘아침 서늘한 바람은 수풀속에 귀뚜라미 노래소리가 들릴 듯이 서늘한 바람이다.

태풍의 전조인 듯한 바람이지만 연녹색 잎새들이 부딪치며 풋풋한 향기로움까지 보내주는 신선한 바람의 맛이 달다.


숲이 조건없이 베풀어주는 은총같은 사랑을 우리는 받고만 살아간다. 그래서 부모는 자식에게 한없는 자양분을 주기만하는 숲과 바람같은 존재인가.....


연세드신 한국의 어머니들이 소설같은 삶을 살아보지 않은 분은 거의 없겠지만.....


친척 아주머니 한 분이 칠순의 연세에 중풍으로 쓰러지셨다. 그야말로 한 가정을 거목처럼 버티던 그 위상이 덮치는 병마엔 맥없이 무너진다. 오남매의 자식들을 내품에서 보내기까지 태산같은 일도 무서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보내시던 그 억척같은 힘!


새벽별을 보고 들에 나가 어둠이 깔려야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일과였던 아주머니. 1천여평 밭을 남의 손 빌리지 않고 두 내외분이 일하시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래서 자식들도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지만 쓰러지신 후의 고통은 오롯이 당신만의 몫으로 남았으니 처절한 회한의 아픔은 눈물밖에 표현할 길이 없으신지 뵈러 갈 때마다 울고 또 우신다.


옆을 지키시는 아저씨도 이제 팔순의 할아버지다. "어린 나이에 시집와 고생고생하다 저리 되었으니 불쌍하고 또 불쌍해 그나마 저렇게라도 살아있어 주니 고마워"


쓴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시는 모습에 파동으로 전해지는 아픔 때문에 같이 울 수 밖에 없었다.


일에만 집착하지 말고 더러는 자신을 관리하는 여유도 챙겼으면 오늘의 고통은 없지 않았던가? 황소같이 우직했던 모습은 간데 없고 맥없이 주저앉아 눈물밖에 보일 수 없는 가여운 아주머니의 병상!


하루라도 빨리 호전이 되어 두 발로 걸으실 수 있도록 모든 가족이 그동안 받아온 어머니의 은혜를 이제 다같이 한마음으로 사랑으로 감싸안고 일으켜 드리도록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말기를 부탁하며 돌아서는 발길이 무겁기만 하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7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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