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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 에세이] 이산가족의 문제해결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뛰어 넘어야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6월 13일

 대진대학교 영문학과교수 박정근


남북철도가 연결이 되어 해방 후 처음으로 끊어졌던 철로가 이어졌다. 참으로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한 핏줄을 이어받은 민족이 이미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이념적 갈등으로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상처투성이가 되어 억지로 사지를 찢겨 버려졌던 것이다. 우리의 산야가 핏빛으로 물들어 생긴 자국을 긴 세월 진한 눈물로 씻고 또 씻었다. 이젠 상처가 아물어가고 새 살이 돋아나야 할 시점인가 보다.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의 고리가 풀리면서 남북화해와 교류의 상징으로서 경원선 복원이라는 국민적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이다. 이 행사는 단순한 겉치레 의식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지금까지 막혔던 민족 간의 핏줄들이 응혈을 풀고 맑은 피로 흐르도록 만들어야 한다. 특히 이산가족 상봉과 가족의 재결합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시급히 이루어져야 하리라. 북한은 더 이상 정치적 문제해결을 조건으로 남북철도 운행이나 이산가족 재결합의 문제를 연계하는 비인도적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실수연발』에서 잃어버린 형제를 찾으러 에베소에 온 시라쿠스의 앤티폴루스는 자신의 신세를 물방울에 비유한다. 형제를 잃어버림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한 것이 마치 바닷물에 섞여 존재를 상실한 물방울과 같다는 것이다."이 세상에서 나는 대양에서 다른 물방울을 찾고 있는 물방울과 같은 사람이다. 그 물방울은 동료를 찾으려다가 바다에 빠져 자신의 신세를 망치는구나. 마찬가지로 나도 어머니와 형제를 찾아 유랑하다가 불행하게도 내 자신을 잃고 마는구나."라고 슬픔을 토로한다. "


 


셰익스피어의 희극은 자연적인 재해로 해체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인물들을 그리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가족이라는 기본적인 집합체를 잃어버리면 개체적 정체성이 상실되거나 왜곡되는 허약한 존재이다. 우리는 자연적 재해나 전쟁 등으로 가족을 잃고 슬픔에 잠겨있는 사람들을 보고 연민을 느끼고 함께 눈물을 흘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실수연발』에서 잃어버린 형제를 찾으러 에베소에 온 시라쿠스의 앤티폴루스는 자신의 신세를 물방울에 비유한다. 형제를 잃어버림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한 것이 마치 바닷물에 섞여 존재를 상실한 물방울과 같다는 것이다."이 세상에서 나는 대양에서 다른 물방울을 찾고 있는 물방울과 같은 사람이다. 그 물방울은 동료를 찾으려다가 바다에 빠져 자신의 신세를 망치는구나. 마찬가지로 나도 어머니와 형제를 찾아 유랑하다가 불행하게도 내 자신을 잃고 마는구나."라고 슬픔을 토로한다. 


앤티폴루스의 정체성의 상실이나 착각은 그의 혼란으로 끝나지 않고 가족이나 사회로 연결되고 발전된다. 남편을 빼어 박듯이 닮은 앤티폴루스를 남편으로 착각한 아드리아나는 자신을 몰라보고 소원하게 대하는 것이 자신의 정체성마저 위험하게 만든다는 것을 토로한다. 남편을 닮은 외간남자를 남편으로 오인한 나머지 영문도 모르고 어리둥절해하는 앤티폴리스에게 결혼이 상징하는 남편의 정조를 지킬 것을 요구한다. 물론 이런 정체성의 혼돈은 심각하기보다는 희극적인 효과를 낳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족관계가 정상화되지 못할 때 개체에게 끼치는 문제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아, 저에게서 떨어져 나가지 마세요. 낭군이시여, 저에게서 당신을 떼어놓으면서 저 역시 데려가지 않기보다는 파도가 부서지는 만에다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린 후 더하거나 덜함이 없이 그 물방울을 그대로 다시 주워 담는 일이 더욱 쉬울 거예요."라고 말하는 아드리아나는 개체의 정체성이란 홀로 독립하여 존재하기 보다는 가족관계나 사회적 관계 속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남편이 없는 자신은 파도 속에서 물 한 방울을 다시 찾는 일보다 어렵다고 봄으로써 개인에게 가족공동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반증해주고 있다.   


한민족에게 남북의 분단은 정치적 이념의 지나친 강조를 통해서 개인의 행복을 등한시하는 비인도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소련과 동구의 공산정권의 몰락은 이데올로기의 허위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집권층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민들의 인간적 행복을 양보해야 하는가. 그들이 내세웠던 애국애족이란 명분은 의미 없는 허수아비의 노래가 되어버렸다. 남북당국자는 이제 더 이상 과거의 민족의 상처를 운운하면서 가족을 잃고 아직도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아 방황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아픔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물론 뜬구름 잡는 통일지향주의를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작은 개개인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관용적 조치를 하나씩 실천해 나가면 좋을 것이다. 가물에 콩 나듯이 행사성의 이산가족 상봉보다는 상시적 만남의 장을 만들어 그들의 한을 풀어주어야 한다.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담보하지 못하는 공동체의식은 허약하기 짝이 없는 모래섬일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동독 시민들에게 인도적 자유가 어떤 기득권보다 우선이었듯이 한 민족 또한 나뉘어진 민족정서를 회복하는 것이 온전한 통일을 이루는 첩경임을 명심해야 한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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