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참으로 혼탁하기 짝이 없다. 군사독재시절에는 정권유지를 위해 작위적인 질서를 시민들에게 강요한 나머지 인간의 자연적 본성을 억압받아 숨막히는 답답함으로 느끼고 자유와 정의를 위해 투쟁을 경험한 우리 국민들은 몹시 정신적으로 혼란스러하고 있다. 우리가 꿈꾸어온 민주사회가 이거 밖에 안되는가 하는 회의론도 대두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임기 말에 와서 실정으로 인해 국민들의 신임을 잃어버린 채 여당의 중심으로 전혀 작용하지 못하고 열린우리당은 통합신당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는 김대중 전대통령이 통합에 대한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해야한다는 조언을 주게 되었고 보수신문에서는 지금의 한나라당의 독점적 우위가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쓸데없는 훈수를 두려고 한다고 신경증적인 글들을 신문전면에 도배를 하고 있다. 그들은 범여당의 지리멸렬한 상황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차라리 이대로 한나라당의 독주로 대선이 끝나는 것이 건강한 정치라는 식의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정치란 여야의 양당정치가 확립되어서 어느 한쪽의 독주가 불가능하도록 견제의 장치를 해야만 국민들은 과거의 독재에 대한 불안을 불식시킬 수 있지 않겠는가. 하물며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가 70퍼센트가 넘는 이 시점에서 지리멸렬한 범 여권의 행보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걱정하지 하지 않으면 안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충고는 다시 지역주의로 회귀하자는 입장은 아닌 것 같다. 한국정치가 기초가 튼튼한 민주주의로 커나갈 수 있도록 양당제도의 확립이라는 기초공사를 튼튼히 하자는 취지로 이해해야만 된다고 본다. 정치원로에 대한 최소한의 존경과 신뢰가 있다면 좋은 충고는 듣기 싫어도 쓰디쓴 약으로 받아들일 줄 아는 도량이 필요하다.
겨우 팔년 동안 정권을 넘겨준 산업화 세력들은 노 대통령의 실정에 의한 한나라당에 대한쏠림 현상을 마치 왕권을 거의 움켜쥐었다는 확신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4대비극"맥베스"에서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국민영웅 맥베스의 권력욕을 그리고 있다. 그는 승전하고 돌아오는 길에 광야에서 마녀들을 만나 그의 미래에 대한 예언을 듣게 된다. 마녀들은 단숨에 글라미스 영주와 코어도 영주가 되리라고 예언한다. 조금 후 전령의 편에 덩컨 왕으로부터 전공에 대한 보답으로 예언에서 들은 내용이 그대로 적중하였음을 매우 놀란다. 그 뿐이 아니다. 마녀는 그가 미래의 왕이 되리라는 반역이 아니면 불가능한 예언까지 듣지 않았던가. 마녀의 예언은 놀랍기는 하지만 결코 듣기 싫은 내용이 아니기에 그는 무의식 속에서 예언의 내용이 실제로 이루어져야할 자신의 욕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마녀1 맥베스, 만만세, 글라미스 영주, 만세!
마녀2 맥베스, 만만세, 코오도 영주, 만세!
마녀3 맥베스, 만만세, 미래의 왕, 만세!
뱅쿠오 아니 장군, 왜 그리 놀라시오? 그리도 듣기 좋은 말인데 두려워하는 것 같소이다. 너희들, 내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군. 너희가 시간의 씨앗을 드려다 볼 수 있어, 어떤 씨가 자라고 안자랄지 말할 수 있다면, 내게 말하라. 그대들 호의를 구걸하지도, 미움을 두려워하지도 않을 터.
마녀1 만세!
마녀1 맥베스보다는 못하나, 더 위대하신 분.
마녀2 행복하지는 못하나, 훨씬 더 행복한 분.
마녀3 왕은 아니나 왕을 낳으실 분.
그러니 맥베스, 뱅쿠오 만만세!
마녀1 뱅쿠오, 맥베스, 만만세!
맥베스 멈춰라, 미흡하게 말하고 있으니, 더 이야기해라. 말하라.
어디서 이런 괴이한 이야기를 주워 왔는지, 왜 이 메마른 황야에서 가는 길을 막고 그런 예언으로 인사를 하는지 말하라. 말하라, 명령이다.
결국 맥베스는 그의 전공을 격려하러 그의 성을 방문한 덩컨왕을 시해하는 반역을 저지르고 만다. 그의 앞에 나타난 마녀들은 그의 머리 속에 가득 찬 권력욕의 표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본격적으로 각 당의 경선이 시작되어야만 하는 시점에 마치 대선의 막이 내린 것처럼 예언을 하고 있는 보수 언론들은 광야에서 왕이 되리라고 속삭이는 마녀들의 합창을 끝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예언들은 정권교체가 공정한 환경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막고 맥베스가 반역으로 왕권을 탈취하듯이 서둘러 움켜쥐려고 하는 대권주자들이나 그들을 앞세우는 보수언론들의 마녀 식의 속삭임일 수 있다. 대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범 여권의 대표주자가 결정되어서 국민들에게 공정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우리는 마음 속에서 출몰하고 있는 권력의 환영들을 내쫓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민주국가를 건설하는데 협력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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