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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칼럼] 국민의 마음 읽기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4년 04월 15일
 
박창진/ 사회복지학 박사, 사회복지법인 “이웃과 함께” 대표이사, 꿈이 있는 마을 원장

 
내가 내 손가락을 꺽고 싶도록 후회할 일이 생기지 않았으며 좋겠다.

이번 선거는 정서적으로는 여당의 대참패요 실질적으로는 본전치기다.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은 180석 국민의힘의 전신인 통합당이 103석 이였고, 이번 22대에서 민주당 175석 국민의힘 108석이니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산술적으로는 본전 정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장사에는 이윤을 남겨야하고 특히나 이번 장사는 어떡하든 남는 장사를 해야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본전이지만 정서적으로나 수학적으로나 엄청 밑지고 말았으니 대참패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리라. 별 대안이 없던 국민의힘은 신선하기는 하지만 초보 싸움꾼인 한동훈 전 장관을 간판타자로 내세웠다. 

그는 장관시절 탄복할 정도의 기억력으로 자신에게 쏟아지는 공격성 질문 세례를 곧잘 날카롭게 반격하여 상대를 곤경에 빠뜨리거나 자기 편의 사람들에게 통쾌함을 선물하기도 했다. 하지만 총선에서의 그의 역량은 저으기 실망스러웠다. 그에게 혹시나 여당 속의 강한 야당의 기질을 가지고 있으려나 했지만 희망으로만 끝났고 그는 더 이상 발전을 기대도 할 수 없었다. 만약에 그가 여당의 아킬레스 건인 김건희 여사등의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그 한 몸 불태웠다면 총선의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졌을 것이며 그의 존재 가치 또한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을 것이다.

지난 2월 쯤부터 해온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10% 조금 넘게 앞서 있었다. 그것은 국민들이 가지고 있을 근거가 희박한 기대감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국민의힘은 앞선 10%가 선거 결과와 동일하게 또는 더 앞서 나갈 것으로 착각한 것 같다. 그렇기에 상대의 수많은 실수 즉, 막말, 불법 대출, 눈살 찌푸릴 과거 이력, 무엇보다 탈락의 근거가 매우 설득력을 잃은 동료 잘라내기는 자중지란에 가까운 호기였음에도 그것을 적절히 이용하지 못하는 아마추어만도 못하게 논평 몇 마디로 끝내더니 자만인지 인지 부족인지 이종섭 장관 내정자의 일로 국민의 심기를 건드렸고, 야당은 이 한 번의 기회를 물고 늘어져서 끊임없이 공격하자 국민의 여론은 나쁘게 돌아섰고 아차 싶은 그때는 이미 10%의 앞선 지지는 눈 녹듯 사라지고 없었다. 

한편 야당은 친 이재명계의 칼질에 반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의 유‧불리나 그동안의 명성 같은 것에 아랑곳없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나갔다. 그리고 떨어져 나간 그들은 똘똥뭉쳐서 제3의 세력을 보여줄 듯 했지만 힘을 실어줄 것이라 믿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외면으로 동력을 잃고 주저 앉고 말았다. 국민들, 특히 야당을 지지하던 사람들이 그 일에 실망하여 이탈의 조짐을 보일쯤 조국 전 장관이 나타났다. 

조국은 그동안 학자적, 선비적 이미지에서 쿠바의 혁명 투사 체 게바라의 현신인듯 제 몸에 불을 지르고 오늘만 살고 죽을 것처럼 싸움판에 뛰어들었고 “국회의원 몇 일만 하고 감방가도 좋다”는 사즉생의 독기를 뿜으며 정권심판 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앞세우고 단기필마로 달려들었는데 이 마초 같은 그의 행동에 그동안 야당의 행태에 지루함과 답답함에 목마르던 유권자들의 열열한 환호를 받았고 민주당의 표를 잠식하리라던 애초의 예상과는 달리 중도파의 표를 흡수하여 거대한 제3당으로 자리잡았다. 결과적으로 보면 조국의 등장은 민주당과의 시너지효과를 냄으로써 다시 한번 21대와 같은 거대 야당이 유지되었던 것이다.

조국의 출현에 당황했을 이재명 대표는 곧 협력과 협치에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민주당만의 150석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여 즐겁지만은 않은 감정을 드러냈다. 이제 목적을 이룬 이 대표는 과연 마음이 가볍기만 할까? 문제는 이번에 구 민주당 세력을 잘라 내듯이 대선 가도에서 맞설 조국, 또는 김동연 또는 발톱을 들어내지 않은 잠용들까지 야당의 강력한 대통령 후보들과 어쩔 수 없이 라이벌이 되어야 하는 이재명으로서는 그때 가서 다시 한번 독하게 주변을 잘라내야 할 텐데 어떤 방법으로 헤쳐 나갈지 사뭇 궁금하다.

이례적인 것은 이번에는 북풍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선거 한 두 달 전만해도 미사일을 쏘아 대거나 핵실험 과정을 만천하에 광고하던 북측의 조용함은 어느 쪽의 유‧불리를 떠나 항상 뿜어왔는데 죽은 듯이 가만히 있었다는 것은 매우 묘한 생각이 들게 한다. ‘주권을 가진 나라로 인정하고 살자’더니 정신차리고 남의 나라 일에는 상관않기로 한 걸까? 뱀의 굴보다 깜깜한 그 속을 알 수가 없다. 추론하자면 야당의 압승이 예상되어 여당의 패배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굳이 개입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북한은 그네뛰기의 맹수이다. 작은 나라가 생존하려면 그 방법 밖에 없었을 것이지만 이즈막에도 러시아와의 밀착 외교,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시소게임을 함으로 말미암아 북한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으며 일본과의 대화까지도 서슴없이 내딛는 과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곧 있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세계 전략이나 한반도 전략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이다. 

더구나 미국 내의 북핵전략은 북이 핵을 포기하게 할 수도 없고 북을 점령하여 제지하거나 굴복시킬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그렇다면 대화 노선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기조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 이런 호제가 깔린 시기에 굳이 작은 분란이나 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 북한의 판단인 것 같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압박에 기가 죽어 대북평화노선을 실행하지 못한 것처럼 현 정부 역시 대북 적대 노선을 공공연하게 밀어붙이지 못하는 것은 미국의 견제가 그만큼 심하다는 반증이다.

한바탕 몸살을 앓았던 세상은 이해당사자들과 그 일에 밀접하게 관련된 사람들 외에는 모두 그 격랑에서 빠져나와 다시금 일상의 걱정과 염려속으로 돌아와 있다. 대파와 복면가왕을 소환하면서 풍자가 넘쳐났고 그 재미로 인해 선거판이 역동적으로 변했지만 그 또한 이제는 추억꺼리로 남겨둘 시간이다. 그래서, 당선되신 분들께 부탁드린다. 이제 사사로운 감정은 접어두고 어떻게 하면 국가를 부강하게 만들 것인가, 무엇을 하면 국민이 행복해질 것인가에 총력을 기울이시라. 4년? 빨리 가고 또 금방 온다.

박창진/ 사회복지학 박사, 사회복지법인 “이웃과 함께” 대표이사, 꿈이 있는 마을 원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4년 0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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