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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칼럼] 빈대 포비아(Phobia)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12월 05일
 
박창진/ 사회복지학 박사, 사회복지법인 “이웃과 함께” 대표이사, 꿈이 있는 마을 원장
 
1970년대 박멸된 것으로 알았던 빈대가 최근 우리 곁에 돌아왔다고 하여 전국이 난리가 났다. 현재 서울의 어린이집 여러 곳에 출몰하였고 서울시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 따르면 지난 11월 7일까지 빈대 관련 신고중 현장에서 확인된 사례가 총 23건이고 의심 사례까지 합하면 더 많을 것이라고 한다. 

전국적으로 숙박업소나 사우나등 목욕장업소, 대학교 기숙사, 고시원등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곳에 빈대가 출몰하고 있으며 특히 여행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시설 등에서 자주 발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서 빈대 발생 신고센터(Tel 120번)를 운영하여 빈대 확산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전국의 각 지자체들도 빈대박멸을 위한 기관이나 단체 등을 발족하여 여러 가지 대책과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 

부산시는 시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숙박업소 총 2016곳, 목욕장소 708곳을 대상으로 현장점검과 함께 객실 등 모든 시설물에 대해 매일 1회 이상 수시로 청소 여부와 자주 쓰는 수건, 가운등의 청결과 보건상태에 대해 철저히 확인한다고 한다. 정부는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합동대책본부를 만들어서 전국 17개 시, 도 등에 접수되는 빈대 의심 사례 및 출몰 신고를 받아 현장관리와 지도점검에 나서고 있다.

지금 미국, 유럽 특히 프랑스 독일 등은 국가 전역에 빈대가 퍼지고 온 유럽이 빈대퇴치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특히 이곳의 빈대는 살충제 내성이 강해서 웬만한 일로는 죽지 않는다고 한다. 각국의 당국자들은 “관광객, 특히 중남미나 아프리카 난민들이 대거 입국하면서 퍼진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현재 유럽에서 빈대로 인해 가장 곤혹을 겪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다. 예술의 나라와 낭만과 패션으로 가득할 것 같은 프랑스 파리는 2024. 7월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는데 들끓는 빈대로 인해 출전국들이 입국을 제고하고 있어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프랑스는 2000년부터 대통령의 진두지휘하에 탐지견까지 투입하여 제거에 나서고 있지만 결과는 별 신통치 않은 것 같다.

파리의 지하철, 고속열차, 공항, 대형극장 버스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발견된다고 한다. 오죽하면 마르세이유의 한 중학교에서는 교실에 출몰한 빈대로 인해 휴교령까지 내렸다고 한다. 파리 등 주요 도시에는 빈대로 인해 침대나 옷장, 카패트 등을 내다 버리는 일이 매우 흔하게 볼 수 있으며 빈대에 시달리다가 살던 집을 팔고 이사를 했다고도 한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매우 좋아하는 샤넬이나 루이비똥, 에르메스 핸드백에서 빈대가 쏟아져 나온다면 그래도 죽고 못 사실까?

우리나라에 빈대가 출몰하고 확산되어진 것은 2006년쯤부터 미국과 유럽등 외국 여행객 등이나, 외국인 유학생, 외국인 근로자들을 통해서도 유입되어 그들이 묶고 있는 기숙사나 숙소 등에서 기생하며 주변으로 퍼져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흔히들 빈대와 벼룩, 또는 모기와 혼동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이들 해충류가 사람들의 피를 빠는 공통점이 있고 물렸을 때 따끔하거나 가렵고 붓거나 2차 감염이 되기 때문이다. 빈대는 70년대까지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사회환경과 개인위생이 매우 좋아진 탓에 박멸되었기에 요즘 젊은 세대는 빈대의 존재를 잘 모르고 있다.

사람의 집에 살고 있는 곤충은 모두 14가지로 바퀴벌레 노래기 그리마 쥐며느리 등 중의 하나이다. 영어로는 배드 버그(bed bug)로 불리며 전 세계에 퍼져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크기는 2~9mm정도로 납작하며 암컷은 원형 모양이고 수컷은 길죽한 타원형으로 생겼다. 몸체는 반투명이기 때문에 사람의 피를 빨아먹었을 경우 붉은색을 띈다.

또한 특유의 노릿하고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사람이나 동물의 피를 주식으로 삼으며 먹지 않고도 120일 정도 살아간다고 한다. 빈대는 사람의 몸 중에 피가 잘 빨리는 곳을 찾아 계속 빨대를 꽃기 때문에 물린 곳은 비슷한 위치에 세 군데 이상 집중적으로 붉고 동그라며 평평하게 부어오르는 특징이 있다.
 
이놈들은 먹이가 혈액이므로 모기와 다르게 알에서 부화하고 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암수 구별없이 피를 빨아대는 아주 귀찮고 끔찍한 존재이다. 모기에 비해 7~10배나 많이 먹는 것으로 1주일에 1~2회 흡혈하며 자기 몸무개의 6배까지 흡혈하는데 이는 흡혈 시간도 짧게는 3분 길게는 10분 정도로 엄청나게 빨아먹는 것이다. 

이렇듯 악독해서 빈대의 생명력은 모기 등 보다 생존력이 매우 뛰어나며 낮에는 각종 가구나 벽의 틈새, 책장의 책갈피, 바닥 장판 밑, 침대 틈새 등 인간이 살고 있는 모든 곳에 서식이 가능하다. 강한 내성이 생겨서 일반 살충제로는 죽지 않는 이녀석들을 박멸하기 위하여 질병관리본부에서는 특수한 살충제 개발을 요청했으며 아울러 외국의 빈대 전용 살충제 수입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빈대를 잡으러 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누군가 요청하면 분무기에 DDT를 넣어 뿌려주었다. 그때 창문과 방문 등을 꼭꼭 닫고 살포한 후 몇 시간 후에 문을 열어보면 방바닥에 빈대가 수북이 죽어 있었다. 그분들은 찹쌀떡이나 엿장수처럼 독특한 억양과 톤으로 구매자를 부르곤 했는데 아이들이 뒤 좇아 다니며 목소리를 흉내 내다 얻어맞기도 했다.

일주일이나 열흘 단위로 서너 번 뿌리고 나면 한동안 잠잠했지만 곧 이웃집 등에서 다시 옮겨오곤 하였다. 기억나는 살충제 중에는 연막탄이 있었는데 문틈을 테이프나 신문을 물에 개어서 꼭꼭 틀어 막은 후 탄에 불을 붙이면 눈 코 뜰 수 없는 연기가 나와서 구석구석 숨어 있던 빈대들이 죽어나왔다. 

그렇게 두 번 정도 하면 몇 년씩 빈대가 출몰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이웃집들과 연합하여 하루 한날 실시했기에 가능했다. 헌데 동네 이집 저집에서 연기가 피어나오자 화재가 난 것으로 오해하여 불자동차 등이 출동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어쨋거나 아이들에게는 그보다 재미난 구경거리가 없었음은 물론이다.

우리나라의 빈대 유입역사를 보면 임진왜란 때 저 북단까지 피난을 갔던 왕과 그 일행들이 환도할 때부터 등장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덕수궁 근처 정동에는 얼마나 빈대가 많았는지” 빈대 골“이란 빈민촌이 있어서 당시 조선에 머물던 외국인들에게 ”Bed bug den“이라고 불리웠다고 한다. 1940년대 유행했던 대중가요 ”빈대떡 신사“의 빈대떡은 서민 음식으로는 그만한 것이 없다. 

이 빈대떡은 한자로 빈자병(貧者餠)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떡이라는 이름이다. 빈대골 사람들이 부쳐서 싸게 팔던 부침개를 명절이 다가 오면 한양의 부자들이 수레에 싣고 와서 여기저기 빈민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하는데 빈대를 닮아 빈대떡이라고 불리웠다고 한다.

빈대는 속담에도 등장한다. ”중이 고기맛을 알면 절에 빈대가 남아나지 않는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 ”빈대도 낮짝이 있다“ ”빈대처럼 붙는다“등등 부정적으로 쓰여지기는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오히려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정주영씨의 빈대가 준 교훈, 정 회장이 젊은 시절 인천항에서 부두 노동자로 일할 때 빈대 때문에 잠을 못잤다고 한다. 하여 큰 상을 펴서 그 다리 마다 밑에 물을 채운 대야를 받친 다음 그 상위에서 잠을 잤는데 3일간은 잘 잤지만 4일째 되는 날부터 다시 빈대에 물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도대체 이 빈대가 어떻게 오나 봤더니, 빈대들이 벽을 타고 기어 올라가서는 천장에서 상으로 낙하하여 자신의 피를 빠는 것이 아닌가. 이 일을 가슴에 새겨둔 정 회장은 후에 아랫사람들이 ”무엇무엇 때문에 안됩니다“라고 보고 하면 ”이런 빈대만도 못한 놈아“라든가 ”이봐 해봤어?“라며 호통을 쳤다고 한다.

요즈음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도 빈대가 나왔다고 하여 승객들은 의자에 앉는 것조차 불안해 하여 차량 내의 직물로 된 의자 등을 없앤다고 한다. 게다가 어디서부터 나온 말인지는 모르지만 택배를 통해서도 유입된다고 하여 주변 사람들 말로는 택배가 오면 집 밖에서 정리하여 들여놓는다고 한다. 또 되도록 택배를 시키지 않아서 택배회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하지만 방역업체들은 뜻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살충제 관련 회사들은 주식이 급등하고 있다고 한다. 전국이 빈대로 인한 공포감이 확산 되고 있다. 거기에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로 불안감이 더해가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툭하면 라면, 생수 사재기와 생선 통조림까지 마트에서 품귀를 빚은 적이 있다. 우리는 불안과 두려움에 과잉 대응 하기 보다는 기본 방역 수칙을 잘 지키고 빈대가 유입이 될만한 일들을 사전에 철저히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극히 염려되는 것은 노인요양원이나 장애인생활시설, 아동양육시설, 그리고 군부대나 교도소등 한번 퍼지면 박멸하기가 매우 어려운 집단 생활시설등에 번질까봐 걱정이다. 글을 쓰는 지금도 공연히 몸 이곳저곳이 스멀스멀하다.

박창진/ 사회복지학 박사, 사회복지법인 “이웃과 함께” 대표이사, 꿈이 있는 마을 원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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