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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영/ 빈곤문제 연구소장,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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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손주들과 목욕탕에서 나의 자화상 (自畵像)을 봅니다.
세월은 왜 이렇게 빠른지요 ? 어느새 머리는 하얗고 온몸에 주름이 생기더니 물 마시다 사래들고 마른오징어를 쉬지않고 두마리씩 씹어먹던 어금니는 인프란트로 채웠습니다. 안경이 없으면 더듬거리니 세상만사 보고도 못본척 조용히 살란 이치이겠지요?
나이먹었으니 세상이 씨끄러워도 눈감으란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이들면 철이든다 하더니 인생살면서 보고 들은게 많아서 그럴까요? 자꾸만 잔소리가 늘어가니 집사람의 구박도 늘어가네요.
머리가 베개에 닿으면 3분이면 코골던 젊은시절은 가고 긴밤 잠 못이루며 이 생각 저 생각에 개꿈만 꾸다가 뜬 눈으로 뒤척이니 낮에는 긴 하품만 나오고 먹고나면 식곤증으로 꼬박꼬박 졸다가 침까지 흘리니 누가 보았을까 깜작 놀라 얼른 훔친답니다.
전화기에 등록한 이름은 하나 둘 지위져 가고 누군지 알듯 모를듯한 이름은 삭제하는 요즘입니다. 모임 날자들은 꼬박꼬박 달력에 표시하며 친구들 얼굴 새기고 이름도 새겨 보며 손꼽아 기다립니다. 사람은 늙는것이 아니라 익어간다는 말은 아마도 추수철 가을논에 고개숙인 벼이삭을 말했나봅니다.
서랍에는 자식들이 사다준 건강식품과 약봉지 뿐입니다. 5분 대기조장으로 언제나 날렸던 동작이였는데 외출 하려면 자꾸 행동이 느려지고 신발신고 현관을 나가다가 돌아와서 한참 지갑찾고 또 뭔가 불안해서 멈추니 핸드폰을 두고 나왔네요.
이쯤되어 혹여 치매인가 싶어 모임에 나가서 말했더니 너도나도 그렇다하니 정상이라 치부하고 그러러니합니다. 이제 가버린 그 시절 그립고 추억으로 가득한 지나간 날들이 지금의 내 자화상(自畵像)입니다.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한벌은 건졌으니 성공한 삶이 아닐까요?
저 세상 갈때 입는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는 말을 자꾸만 되뇌입니다.
김남영/ 빈곤문제 연구소장,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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