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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박정근] 한국 사회의 정의는 합리적인 것인가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02월 07일
 
박정근 포천신문 자문위원  
며칠 전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그는 문재인정권에서 법무부 장관이 되어 사법개혁의 임무를 부여받은 엘리트였기에 한국 사회의 주목을 받은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법무부 장관의 영광을 안은 순간부터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산의 정상에 발을 내딛는 순간 산기슭으로 굴러 떨어진 시지프스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었다.
 
검찰은 조국이 한국사회의 최대 악이라도 되는 듯이 연이은 압수수색에서 딸 조민의 입시비리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검찰은 준비된 각본인양 그의 아내인 정경심교수의 구속과 딸 조민의 대학 및 의전원 입학 취소, 아들과 조국의 입시비리 판결을 강행했다. 

그야말로 조장관은 법무장관으로 사법개혁을 추진하였다는 이유로 조선시대의 삼족을 멸하는 정도의 징벌을 당하였다. 결국 정경심교수의 표창장 위조는 자식들의 미래를 도와주기는커녕 완전히 망가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비극적 상황에 대해 아무리 강심장의 인간이라도 공포와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표창장 위조가 아무리 작은 비리라고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입시의 모든 과정이 모든 학생들에게 공정해야 하고 상벌의 기회가 균등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조민의 동양대 표장장 위조는 불평등한 ‘아빠챤스’와 ‘엄마챤스’의 표본으로 수많은 대학생들의 분노를 자아내었다. 

하지만 수많은 시민들은 서초동 검찰청 대규모 집회를 열어 이 사건의 부조리를 주장하였다. 이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시민들은 조민의 입시비리의 부정의 못지않게 정치검찰의 불합리를 주장하였던 것이다.
 
실제로 한국사회에서 가짜 스팩과 자기소개서가 수많은 입시생들에게 횡행했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입시생들이 주지과목의 점수만을 올리려고 책벌레처럼 공부하는 비사회적 자세를 교정하기 위해 봉사나 인턴 등의 활동을 하도록 장려하였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아직 새로운 입시 제도에 대해 준비가 되지 못했다. 그래서 입시의 정의보다 학생들에 대한 온정이 앞서 그들의 실제적 행위가 결핍되었어도 봉사나 인턴의 시도에 대해 격려 차원의 시선으로 바라보려는 분위기가 주조를 이루었다.
 
입시생들과 학부모들은 새로운 입시제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기소개서를 전문가들에게 의뢰하고 친지나 지인을 통해 봉사와 인턴 증거자료를 만들었다. 입시관계자들도 이런 상황을 파악하면서도 모든 입시자료에 대한 철저한 검증작업을 거치지 않고 눈감고 아웅하는 식으로 입시 개혁의 과도기를 보냈던 것이다. 

만약에 조민의 표창장 압수수색처럼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검증의 잣대를 대었다면 엄청난 숫자의 입시생들이 법정에 서야할 했으리라. 즉, 그 당시의 입시비리는 개인적 책임보다 미완의 입시제도를 실시한 국가적 책임이 더 컸다는 것이다.
 
신약성서의 예수는 몸을 파는 여인을 돌로 치려는 군중들에게 자신에게 죄가 없다고 생각하면 나와서 처벌을 하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자신이 죄 없다고 나서서 돌을 던지지 못하고 꽁무니를 빼는 극적 아이러니를 연출했다. 

필자는 조국 표창장 사건을 비난하는 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자식을 가르치면서 표창장, 자기 소개서, 봉사확인서, 인턴 등의 스팩, 일기, 방학숙제 등을 부모가 도와주지 않은 부모가 있다면 먼저 나와 조국 가족에게 돌을 던지라고 말이다.

그런데 이번 조민 입사비리 관련 검찰들은 이런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부정의에 대해 문제를 진단하지 못하고 편파적으로 조국가족에게만 돌이 아닌 칼을 휘두르고 있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대다수의 검찰 역시 그들이 대학입시를 치루면서 보통 입시생과 달리 ‘엄마챤스’와 ‘아빠챤스’를 십분 이용하여 최고액 과외와 자기 소개서, 가짜 봉사점수와 인턴 스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모두 인지하고 있다. 

상당수의 비판자들이 ‘내로남불’의 전형으로 조국장관을 지적하고 있지만 검찰이나 비판자들 또한 ‘내로남불’의 행태를 저지르지 않았는지 자문하고 스스로 자숙해야 할 것이다. 해방이후 일제 식민시대의 사법제도를 벗어나 대한민국에 정의로운 사법을 정립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승만 정권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들의 친일행각을 감추기 위해 반민특위에 테러를 가하고 일제의 추종자였던 사법 및 경찰 부역자들을 해방정부의 핵심으로 영입하는 반민족적 정책을 고수하였다. 박정희정권과 이어 군사정변으로 세운 군사독재정권에서 부역했던 정치검찰들이 민주정권에서 정의를 내세울 자격이 있는가. 그들은 독재정권의 하수인으로서 정치검찰의 흑역사를 써온 부정의의 상징들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이러닉하게도 촛불정권 이후에도 사법개혁의 대상인 검찰이 국가의 요직을 장악하고 있다. 그들은 결코 한국사회의 정의를 세우기 위해 표창장 사건을 침소봉대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조국 법무부장관의 사법개혁을 막기 위해 조장관 가족의 입시비리를 들추어내고 희생물로 삼았다는 의혹을 저버릴 수 없다. 만일 그들의 주장이 정의에 바탕을 두었다면 한국사회에 만연했던 입시비리 전반에 걸쳐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입시제도를 개혁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그런데 검찰은 한국사회의 보편적 입시비리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눈을 감고 집게로 조민의 표창장만 집어내어 엄청난 범죄인양 너스레를 떨었다. 과연 이런 사법행위가 한국사회를 정의롭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다. 오히려 장관의 아들과 딸 이외의 한국사회의 모든 입시생과 학부모들은 입시비리와 무관하다며 면죄부를 발부하려는 것은 엄청난 위선과 부조리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유사한 입시비리 관련자들은 마치 경쟁의 승자처럼 조국 가족을 조롱과 웃음거리로 만들고 그들의 승리에 대해 오만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단지 정치검찰의 편향된 시각에서 그들에 대한 입시비리 조사가 빗겨나간 우연의 승리일 뿐인데도 말이다. 그들은 조국 가족의 불행은 불가피한 운명처럼 마땅한 것이고 자신들의 우연적 행운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모순을 드러내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박정근/ 대진대 교수 역임, 작가, 컬럼니스트, 도봉문화재단 이사, 포천신문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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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0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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