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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김남영] 세상사는 이야기-㉔

텅빈 벌판에서 생각하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01월 25일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비워야만 채워지는 것이 우리네 삶이라고 했다. 이 모순을 어찌 설명해야 할까? 간직하고 쌓아도 모자랄 판에 비워서 채운다니 그런데 곰곰 생각해 보니 그럴 듯하다. 이상한 일이지. 재물도 그러해서 채웠다 하면 쓸 일이 생기고 항상 고만고만하게 살아가는 것이 나의 삶이었다.

적어도 내 삶은 그랬다. 과분한 재물은 또 다른 욕망을 키우고 또 다른 욕망은 더 많은 재화에 눈이 멀게 만들고 하는. 물론, 지금 내 삶은 풍요로운 게 아니다. 오히려 나날을 위태롭고 궁핍하게 건너간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비운다는 것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라는 것을 조금씩 깨달아 간다.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을 ‘채우’고 ‘넘치’게 세우는 것이 아니라 물질적 궁핍함 속으로 자신을 몰아세우는 것이 아니라 ‘주기’ 위한 마음의 자신을 새롭게 세우고 또 만들어 가는 것 나는 세상나이 이순지나 칠망을 거너가며 그것을 어름풋이 알게되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채워도 채워도 늘 갈증이 난다. 이 욕망은 타자(他者)에게로 전이되고 삶은 소유를 위한 갈등과 질투로 전이된다. ‘더 주지 못해 싸운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는 법정 스님의 말씀대로 어쩌면 이것은 자연스러운 본성일까? 실상 아직 나는 그 정도는 멀었으니 좀더 갖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한다. 궁핍과는 다를 테니 말이다.

인간군상들이 경쟁하는 너른 세상에 덩그러니 팽개쳐져서 사색한다.

삼남매 자녀들도 배필찾아 모두 갈무리했고 두팔벌려 활개칠 서식지 있는데다 얼마간의 고정수익이 있으니 사는데도 큰 문제 없음에도 왜이리 책임질 일이 많은지 모르겠다.멀리 드문 드문 인가가 보이고 산 너머 산이 있고 그 뒤 다시 산이 있다. 하늘과 맞닿은 산은 허연 뼈처럼 녹지 않은 눈이 능선을 붙들고 있다. 흡사 거대하게 누운 짐승의 뼈처럼도 보인다. 그 위로 낮게 흐른 구름들은 동해 광활한 바다처럼 넓다. 투명하고 찬 바람이 온 들판에 가득 차 보인다.

추수끝나 아무것도 남지 않은 냉정뜰의 너른 들판에서 나는 어머니를 생각하고 나를 스쳐간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을 생각했다. 무한으로 받았던 사랑이란 이런 것을 ‘놓아주는’ 것. 사물이건 사람이건 그대로 ‘존재하게’ 혹은 ‘살아가게’ 놓아주는 것. 그래서 ‘살아있게’ 하는 것이 아닐까?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내속으로 낳은 자식에게도,온전히 자신만으로 살아가도록 관여하지 않는 것, 스스로 함께 있는 인연에게 다만 그동안 살아온 연민으로 같이 서 있어 주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인생이리라.

우리가 신념이라 포장하여 부르는 욕심 또한, 자신이 옳다고 자신하는, 당위적 명제로 스스로를 포기하고 믿어버린 종교 같은, 수많은 욕망의 그물로 타인을 가두고 싶어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생각이 다양한 다른 것들에 대한 가혹한 추방을 해버리는 그런 집단린치 같은 그런것말이다.

모든것을 놓아버리는 삶이야 말로 세상을 모두 통달한 삶이 아닐까싶다. 모두 제 갈길로 떠나가는 자식들의 뒷모습을 마중하며 어느새 늙어버린 흐린눈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는 없을까?

모두를 '떠나 보내면서도' ‘떠나 보내지 않는' 마음의 상태와 위치 시선 그런 마음의 상태를 생각한다. 그런데, 그것은 자신에게 한없이 어렵고 정말 잔혹한 가슴아픈 일이다.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0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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