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0년 이상 된 석탄화력발전소 8곳을 대상으로 6월 한 달간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하고, 내년부터 전력수요가 비교적 적은 3~6월 넉 달간 가동을 중단키로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미세먼지 감축 응급대책을 지시했다. 이는 미세먼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나타낸 시책이며, 수년째 석탄화력발전소 문제로 내홍을 앓고 있는 포천시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와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한국의 석탄발전소가 배출하는 미세먼지로 연간 사망자가 1000명가량 나온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미세먼지는 국민의 생명과 미래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 현안이다.
특히 석탄화력발전소는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발표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석탄화력발전소는 열병합발전소에 비해 약 1800배의 미세먼지를 더 배출한다. 석탄발전소의 미세먼지 오염 비중은 14%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석탄화력발전소를 새롭게 건설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행위이며, 이로 인해 발생되는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 될 것임은 불보듯 자명한 일이다.
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는 포천 신북면 일대의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 평균인 49∼48㎍/㎥의 1.5배에 가까운 67∼65㎍/㎥이다. 참고로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초미세먼지 대기환경기준은 연평균 10㎍/㎥다. 수치 상으로도 문제의 심각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숨 쉬는 것이 힘든 환경에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수도권 도시 중 유일하게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도시라는 오명은 당연한 것이다.
지난 4.12 시장 보궐선거에서 각 후보들은 하나같이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고 김종천 신임 시장 역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을 공약 사항에 포함시켰다. 김 시장은 최근 석투본과의 면담을 통해 석탄발전소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해결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포천시만의 힘으로 이미 70%까지 공사가 진행된 발전소의 건설을 막아내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정부와 여론의 힘을 빌려야 한다. 절차를 밟기가 어렵다면 대통령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직접 알려서라도 정부의 도움을 이끌어 내야 한다. 해결할 문제가 너무도 많은 대한민국에서 언제까지 이 문제가 이슈로 남아 있진 않을 것이다. 황사가 끝나는 시기가 되면 자연스레 묻힐 가능성도 많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이 있다. 3년 동안 끌어온 포천시의 난제를 마무리해야 한다. 석탄화력발전소 문제에 정부가 직접 나섰다. 그것도 가장 정책 실행 의지가 강한 집권 초기다. 김종천 시장과 포천시는 이 시기를 결코 놓쳐서는 안된다.
황정민 기자 / 2000jungmin@hanmail.net입력 : 2017년 0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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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년 0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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