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는 29일 "일부 국가에 대한 원유 수출을 곧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이란 의회는 유럽연합(EU)에 대한 원유 수출을 중단하는 법안 논의를 연기해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다.
AP에 따르면 로스탐 카세미 이란 석유장관은 이날 "조만간 일부 국가에 대한 원유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원유 교역을 중단할 국가와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은 채 "만약 우리가 대(對)유럽 원유 수출을 중단하더라도 원유를 팔 곳은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최우선 수출 중단 대상 지역으로 유럽을 지목한 셈이다. 유럽은 이란 핵무기 개발 제재 차원에서 최근 이란산 원유에 대한 신규 수입계약을 금지했다.
그러나 이란 의회는 대유럽 원유 수출 중단과 관련해 이날로 예정됐던 법안 논의를 연기해 정부와 '온도 차이'를 드러냈다. 이란 의회 에너지위원회 대변인은 "(대유럽 원유 수출 중단) 관련 법안 초안이 의회에 제출되지 않았고 의회에서 승인된 사안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국제 원유시장에서도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30일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원유 현물시장에서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0.2% 정도 떨어진 배럴당 110달러 안팎에 거래됐다.
이란 반응이 예상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고, 다른 산유국의 증산으로 부족한 물량을 메울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그동안 영국, 일본 등은 잇달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산유국을 접촉해 이란 대신 생산량을 늘려줄 것을 요청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이런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 대표단이 29일부터 사흘간 이란에서 현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보고서 내용에 관심이 모아진다. 향후 서방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거나 또는 군사적 행동에 나서는 근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은 "IAEA 대표단 방문 기간에 (이란 핵무기 개발 의혹에 대한) 의혹이 모두 해소될 것"이라며 "IAEA가 요청하는 모든 핵 시설에 대한 조사를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해서도 살레히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중요한 통로"라면서 "해협 봉쇄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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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년 0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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