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부사의 =37]자유(自由)와 평등(平等)

그런데 "자유"라는 말속엔 맘대로 한다는 뜻만 들어있는 게 아니다. 자유라는 말속엔 평등을 부정한다는 뜻도 숨어있다. 이같은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자유는 맘대로 하는 것이고 스스로 머무는 것이기 때문에 제약(制約)이 따르지 않고 간섭(干涉)이 따르지 않는 것이다. 스스로 머물고 맘대로 하는 것이기에 평등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제 각각이기에 평등이 자리할 수 없는 것이다. 거기엔 오히려 경쟁(競爭)이 자리 잡게 마련이다. 경쟁이 따르게 마련이다. 자유는 경쟁을 통해 자라는 속성(屬性)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평등"이란 말속엔 자유를 억압(抑壓)한다는 뜻이 숨어 있다. 같은 잣대로 다스리기 때문이다. 같은 방향(方向)으로 몰고 가기 때문이다. 자유는 맘대로 하는 것이고 제각기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것인데 한 방향으로만 몰고 가니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평등은 이처럼 원천적(源泉的)으로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자유를 구속(拘束)하는 것이다. 자유를 구속하니 경쟁(競爭)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아니 경쟁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같은 잣대로 다스리고 한 방향으로만 몰고 가니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니 경쟁할 필요도 없고 앞서갈 이유도 없는 것이다. 

"자유와 평등"은 이처럼 이율배반적(二律背反的)인 것이다. 그러나 공존해야 하는 것이다. 같이 가야 하는 것이다. 민주사회에선 더욱 그렇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摸索)해야 한다. 같이 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생각을 달리하는 수밖에 없다. 발상(發想)을 전환(轉換)할 수밖에 없다. 자유는 맘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자유는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행사해야 하는 것이다. 자유가 아무리 맘대로 하는 것이라 해도 남에게 피해를 끼쳐가면서까지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평등은 등위(等位)가 같다는 말이다. 서열(序列)이 같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값이 같다는 말이다. 그런데 사람은 같을 수 없는 것이다. 제각기 다른 속성(屬性)을 지니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제각기 다른 능력(能力)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형제(兄弟)라도 같지 않은 이유이다. 쌍둥이도 가는 길이 다른 이유이다.

평등은 머릿속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생각 속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이상향(理想鄕)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자연의 이치(理致)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자연의 섭리(攝理)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평등을 생각한다. 평등을 동경(憧憬)하고 평등을 그리워한다. 평등이란 "꿈"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평등이란 "이상향"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꿈"속에서라도 이루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기회균등(機會均等)이다. "이퀄 오퍼처니티(equal opportunity)"이다. 이퀄 오퍼처니티만 주장해야 하는 이유이다. 

모든 것을 다 주장(主張)해서는 안 된다. "결과(結果)의 균등(均等)"까지 주장해서는 안 된다. 기회의 균등만을 주장해야 한다. 결과의 주장까지 주장하면 누가 열심히 일을 하겠는가? 누가 땀 흘려 일하겠는가? 공산주의(共産主義) 사회가 그래서 망했다. 소련(蘇聯)이 그래서 망했다. 소련이 힘이 모자라서 망했는가? 아니다. "결과의 균등"을 주장하다 망한 것이다. 땀 흘려 일하지 않다가 망한 것이다. 놀고 먹는 사람이 많아서 망한 것이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어떠한가? 우리 주변을 돌아봐야 한다. 내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새겨들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