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생들에게 사람을 사귈 때에 그 사람의 품격(品格)을 보고 사귀라고 말한다. 품격이란 사람의 "됨됨이"를 말하는 것이다. 그 사람의 격(格)을 말하는 것이다. 또 사람을 분별할 때에 다음 세 가지 기준(基準)을 가지고 보라고 권유한다. 그 사람이 말을 할 때에 주로 "사람"에 대해 말하는가? "물건"에 대해 말하는가? 아니면 "아이디어(idea)"에 대해 말하는가? 이 세 가지 유형(類型) 가운데 아이디어에 대해 말하는 사람을 주로 가까이 하고 그 사람을 사귀라고 가르친다. 다음으로 물건에 대해 말하는 사람을 사귀고 마지막으로 사람에 대해 말하는 사람을 사귀되 가급적이면 이 같은 사람은 멀리 하라고 가르친다.
첫째 "사람"에 대해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설화(舌禍)에 휘말리기 쉽다. "남"의 말을 하다 보면 자연 그 사람의 장단점(長短點)에 대해 말하게 되고 그로 인해 자칫 오해(誤解)를 살 수도 있다. 그리고 한 번 잘못한 말은 평생(平生)을 떠돌며 상대는 물론 본인을 괴롭히게 된다. 사람에 대해 말을 삼가야 하는 이유이다. 기왕에 말을 꼭 해야 하는 자리라면 되도록 단점(短點)은 숨기고 장점(長點)만 이야기하도록 하라. 장점만 이야기하고 좋은 점만 이야기해도 얼마든지 이야기꺼리는 있을 것이다.
둘째 "물건"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자칫 품격(品格)을 떨어뜨릴 수 있다. 허세(虛勢)로 비칠 수 있고 속물근성(俗物根性)의 소유자란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또 갑자기 부자가 된 졸부(猝富)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물건을 말하되 단순히 물건에 머물지 말고 그 물건에 대한 유용성(有用性)이라든가 미적(美的)인 아름다움이라든가 "아이디어"와 연결시킬 수 있는 창의적(創意的)인 발상에 대해 말하도록 하라. 그리하면 한층 더 돋보일 것이고 한층 더 우러러 보일 것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차라리 자신의 말을 절제하고 남의 말에 귀 기울이도록 하라. 그렇게 하면 중간은 갈 것이다.
셋째 "아이디어"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어디서나 존경(尊敬)받고 대접받게 된다. 사람에게 대해 말하지 말고 아이디어에 대해 말하도록 하라. 어떻게 하면 우리의 고정관념(固定觀念)을 바꿀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 타성(惰性)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한다. 창의력을 발휘하고 아이디어에 대한 작품(作品)을 쓰고 아이디어에 대한 토론(討論)을 하도록 하라. 이제 사랑 이야기는 그만하고 "아이디어"로 위기를 탈출하는 "맥가이버" 프로그램 같은 이야기를 하도록 하자.
우리나라 방송(放送)에서 하는 드라마(drama)를 잠시 보라. 어떠한가? 하나 같이 사랑 이야기다. 그것도 정상적인 인간관계(人間關係)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비정상적(非正常的)인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사랑 이야기다. 이래서는 안 된다. 드라마의 소재(素材)를 한 차원 끌어 올려야 한다. 그것을 보고 우리의 "삶"을 한 차원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을 보고 우리의 가치관(價値觀)을 한층 더 드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소재(素材)의 흡인력(吸引力)"을 말하는 것이고 "아이디어"를 말하는 것이다.
하나 더 말하고 싶은 것은 한번 스치고 지나갈 사람과 오랜 세월 같이 할 사람과의 대화(對話)가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오랜 세월 같이 할 사람과 대화를 할 때는 가급적 말을 아끼도록 하라. 반면 한번 스치고 지나갈 사람과 대화를 할 때는 가급적 자신의 생각을 명쾌하게 밝히도록 하라. 비록 짧은 순간일지라도 그 찬스(chance)를 놓치지 말고 자신을 알려야 한다. 인상(印象)에 오래 남도록 성의를 다해 자신의 생각을 말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되 과장(誇張)하지 말고 절제(節制)해야 한다. 표현하지 않으면 평가(評價)받을 수 없고 표현하지 않으면 소통(疏通)할 수 없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