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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 김장

용경자(주부명예기자단 감사)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11월 21일

지난 여름 감자를 캔 밭에 소똥을 뿌리고 밭을 갈아엎어 흙을 기다랗게 돋구어서 배추모를 심었더니 가을의 끝자락인 11월, 토실토실 어여쁜 배추가 되었고 그 옆에 단짝인양 무가 씩씩하게 자라났다. 매년 아버님은 여기저기 야산에 텃밭을 만들어서 알타리도 심고 무, 배추, 파 등을 골고루 심어 놓은 탓에 요즘처럼 채소 값이 금값인 때에도 전혀 걱정이 없다. 여름 내내 흘리신 아버님의 땀방울로 한겨울을 맛있게 먹고 따뜻하게 지낼 수 있으니 우리 가족은 행복하다 할 수 있으리라.

11월 첫째 주에는 알타리 김치를 담갔고 셋째 주에 김장을 하기 위한 준비가 끝났다. 하루는 배추를 절이고 또 하루는 무채와 온갖 양념을 넣어 만든 속으로 절인 배추에 빨간 옷을 입힌다. 그날 점심은 절인 배추쌈에 푹 삶은 돼지고기와 생굴정도면 충분하다.


오가는 모든  이에게 간을 봐달라면서 건네는 김치보쌈은 그 날의 별미다. 맛난 음식과 훈훈한 인심으로 식사를 하고 감장 속 넣기가 끝나면 마지막으로 항아리나 김치냉장고에 차곡차곡 정렬을 한다.  몇 해 전만 해도 땅을 파고 항아리를 묻어서 나무와 볏짚으로 지은 김치광을 만드는 것이 김장 중에 남자 분들이 할 일이었으나 지금은 김치냉장고란 놈이 그 일거리조차 빼앗아갔다. 고마워해야 할 일이지만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쌓인 눈을 쓸어내고서 김치를 꺼내던 가슴시리면서도 정겨운 김치광의 추억이 그리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정월에 항아리를 열면 살얼음이 살짝 얼은 동치미 국물의 상큼한 맛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더 생생하게 살아나는 환상의 맛이라 하겠다.


올해는 김장재료값이 너무 비싸서 주부들이 고민이라고 한다. 해야 하나? 사먹어야 하나? 하지만 배추가 아무리 비싸고 김장이 힘들다 하여도 추운 겨울 김장김치가 가족들에게 주는 행복지수는 그 이상이리라. 김치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반찬이지만 추운 날 저녁 몸을 녹여주는 따끈한 김치찌개와 명절에 허한 속을 가득 채워줄 김치만두 속으로의 변신 그리고 고기, 생선 등 그 어떤 것과도 환상의 궁합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히 한겨울 밥상의 여왕이라 할 수 있으리라. 이만하면 허리가 아프고 손마디가 저리다하여도 욕심내어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아! 김장이 끝나면 찜질방에 가서 김장의 피로를 확 풀어버리고 김장김치와 함께 포근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련다. 그때까지 큰 추위가 없어야 할텐데...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1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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