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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흉유성부(胸有城府)와 봉망필로(鋒芒畢露)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9년 06월 21일
 
ⓒ 포천신문  
중국 사람들이 즐겨 쓰는 사자성어 가운데 흉유성부(胸有城府)와 봉망필로(鋒芒畢露)라는 말이 있다. 흉유성부란 좀체 속내를 상대에게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고 반대로 봉망필로란 자신이 지닌 칼끝을 훤히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처럼 마음속에 담을 쌓아 좀체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을 중국 사람들은 '괜찮은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물론 자신이 지닌 칼끝을 훤히 드러내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폄하(貶下)한다. 겉은 우둔해 보여도 속은 지혜로운 외우내지(外愚內智) 그리고 밖으로는 원만해도 내 속으로는 엄격한 외원내방(外圓內方)의 품격을 지닌 사람을 그들은 가장 높게 평가한다.

남보다 먼저 제 밑천을 드러내는 사람에겐 결코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 제 의중을 드러내지 않고 셈에 셈을 거듭하며 신중하게 처신해야 '된 사람' 취급을 받는다. 우리말 사전에도 성부(城府)라는 단어가 올라와 있는데 중국에서는 '속이 깊은 사람'의 의미로 통한다. 이 말은 원래 도시의 성벽이나 큰 저택의 담을 가리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의 담을 쌓아 자신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라는 새김을 얻게 된 것이다. 어찌 중국 사람들만 그러겠는가? 사람 사는 세상이라면 어느 나라 누구나 곱씹어봐야 할 말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국제간에 이루어지는 일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개혁·개방 뒤 중국이 대외정책의 근간으로 삼았던 도광양회(韜光養晦)도 같은 맥락이다. 자신의 장점[光]을 감추고[韜] 단점[晦]를 보완하라[養]는 뜻이다. 그런데 중국 당국이 이 틀을 벗고 뭔가를 해서 남에게 보여야 한다는 '유소작위(有所作爲)'의 구호로 돌아선 지 꽤 오래다. 그 결과는 요즘 벌어지는 미국의 거센 견제다. 우리는 어떠한가? 각자도생으로 국제 파고가 심상치 않은데도 자기반성과 성찰 없이 남 탓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민심 이탈의 경고음이 들리는데도 천하태평으로 막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시대의 흐름을 잘 읽고 철저하게 대비해야 하는데 미치지 못해 안타깝기 그지없다.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게 있다. 큰 사고는 한순간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수많은 징후를 발신한다는 경험칙이다. 해를 넘길수록 축이 구심력을 벗어나 원심력으로 기울고 있어 나라가 걱정이다. 징후를 잘 읽어야 한다. 징후에 깔린 메시지를 읽어내고 대비하는 것은 위정자들의 몫이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왜 민심이 이탈하고 국제문제가 요동치고 있는지. 편견 없이 살펴야 한다. 전 세계 우방국이 아니라고 하는데 우리만 그렇다고 허세(虛勢)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빼앗아 베푸는 정책은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그게 아니라고 집요하게 우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솔로몬의 지혜로 살펴야 한다.

어떤 법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관행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뺄셈의 정치보다 덧셈의 정치를 능가하는 제도도 없다. 다르다고 배격할 것이 아니라 포용해야 한다. 다르기 때문에 포용하고 협력하는 것이다. 복수는 복수를 낳고 극단은 극단을 낳는다고 했다. 그래서는 안 된다. 봉망필로로 무모하게 뽐내기만 해서는 안 된다. 흉유성부로 신중하게 대처하고 협력해야 한다. 진실을 무시하거나 왜면한 채 자기주장만 옳다고 우기는 아집과 독선에 빠지면 나라는 어찌되겠는가? 너나할 것 없이 초월해 군자의 도리를 다해야 한다.

‘논어’ 계씨(季氏) 제8장에서 공자는 도리를 알아 실천해나가는 군자라면 세 가지 두려워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것을 삼외(三畏)라 한다. 군자는 천명(天命)을 경외해야 한다. 또한 덕이 높은 대인(大人)을 경외해야 하고 도덕의 기준이 되는 옛 성인의 말씀을 경외해야 한다. 대인은 깨달은 사람으로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성인의 말씀은 예악과 도덕의 원리나 상서(祥瑞)와 재앙(災殃)의 사실을 통해 천명의 실재를 가르쳐 주는 책이나 글을 말한다. 오늘의 시국을 보면서 흉유성부와 봉망필로란 성어를 떠올리는 이유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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