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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과욕(過慾)과 과욕(寡慾)

수렴과 포용의 자세가 필요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9년 05월 17일
 
ⓒ 포천신문  
‘과욕(過慾)은 금물’이란 말이 있다. ‘욕심이 지나치면 화(禍)를 자초하게 된다’는 말이다. 과(過)는 의미요소로 ‘가다’의 뜻인 辶(착)과 발음요소인 咼(입삐뚤어질 와)가 더해진 글자로 ‘지나다’의 뜻으로 쓰인다. ‘지나치다’, ‘허물’의 뜻은 파생되었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지나가다[度也]’라 하였다. 욕(慾)은 의미요소로 ‘마음’의 뜻인 心(심)과 발음요소인 欲(하고자할 욕)이 더해진 글자로 ‘욕심’의 뜻을 나타낸다. 欲에 心을 덧붙여 뜻을 더 분명히 하였다. 욕망(慾望)은 ‘무엇을 하거나 가지고자 하는 마음’의 뜻이고 욕정(慾情)은 ‘충동적으로 일어나는 욕심’의 뜻이다. 반대로 과욕(寡慾)은 ‘욕심이 적다’의 뜻이다.

과언(寡言)과 과묵(寡默)에서 보듯이 과(寡)는 적다는 뜻으로 쓰인다. 寡言은 말수가 적다는 뜻이다. 寡默 역시 말수가 적고 침착하다는 뜻이다. 설문해자에서는 ‘[度也]’라 하였다. 매사 지나치지 말고 들뜨지 말라는 것이다. 여기서 떠오르는 말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과유불급은 공자(孔子)와 그의 제자인 자공(子貢)과의 대화에서 유래했다. 자공이 다른 제자인 자장(子張)과 자하(子夏) 중 누가 더 나으냐고 묻자 ‘기상이 활달하고 진보적인 자장은 지나치고, 매사에 조심하여 모든 일을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자하는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이에 ‘자장이 더 낫습니까?’하고 반문하자 공자는 ‘과유불급’이라 했다.

과유불급은 지나침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미치지 못하는 것도 말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중용의 도(中庸之道)를 말하는 것이다. 중용지도는 어디에서 오는가? 소통(疏通)과 수렴(收斂)에서 온다. 소통은 영어로 미닝쉐어(meaning share)를 말하는 것이다. 의미공유(意味共有)를 말하는 것이다. 의사소통(意思疏通)의 목적은 의미공유에 있다는 말이다. 같은 말이라도 뜻풀이를 달리하면 미닝쉐어가 일어날 수 없다. 누구나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고 말하면서도 소통이 안 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비핵화(非核化)를 말하면서도 그 뜻풀이를 달리하면 수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자 일행이 제나라 변방을 지날 때였다. 일행의 말[馬]이 남의 밭에 들어가 보리를 다 뜯어먹자 주인 농부가 노발대발하면서 말을 빼앗아 버렸다. 제자 가운데 말주변이 좋았던 자공이 나서 조리 있게 농부를 설득했지만 소용없었다. 공자가 이번에는 마부를 보내 말을 풀어달라고 청했다. 그러자 웬일인지 꿈쩍하지 않던 농부가 화를 풀고 말을 보내겠다는 것이다. 다들 마부에게 몰려가 도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물었다. “이 고장의 관습대로 ‘형님’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이 지역의 말로 이야기했을 뿐입니다.” 그 지역 사투리로 쉽게 말하는 마부의 말이 농부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소통은 이처럼 나와 상대방의 마음에 다리를 놓는 일이다. 눈에 보이는 다리를 놓기도 어렵지만 보이지 않는 다리를 놓기는 더욱 어렵다. 소통의 다리는 내가 쓰는 말이 아니라 상대방이 쓰는 말이 재료가 될 때 튼튼하게 세워지는 것이다. 의미공유를 일으킬 때 튼튼해지는 것이다. 의미공유만 말해서는 안 된다. 수렴(收斂)해야 한다. 받아들이고 모아야 한다.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 한곳으로 모일 때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의견이 다르다고 배척(排斥)하면 어찌되는가? 폐단구함(弊簞救鹹)꼴이 되다. 소금을 담으려면 광주리가 튼튼해야 하는데 닳아 구멍 난 광주리 꼴이 되고 마니 고생만 많고 보람이 없다.

요즘 정치권을 보면 진영끼리 모여 성을 쌓고 전근대적인 공성전(攻城戰)만 벌이기 일수다. 틈만 나면 조우전(遭遇戰)까지 벌이고 있다. 네 편 내편 나눠 싸우는 ‘닫힌 사회’에서는 길이 있어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성에 갇혀 스스로 벽이 되고 만다. 그래서는 안 된다. 로마는 포용(包容)없이 이뤄지지 않았다. 수렴하고 포용해야 한다. 다이버시티 인투 유니티(diversity into unity)로 승화(昇華)시켜야 한다. 過慾과 寡慾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이유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9년 0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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