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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최호열] ‘특권의 성’에 갇힌 한국 정치, 북유럽의 ‘낮은 의회’에서 길을 찾아야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1월 18일
 
                         < 최호열 포천신문사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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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냉소는 민주주의의 독이다.  하지만 오늘날 대한민국 국민이 목도하는 정치권의 민낯은 냉소를 넘어 절망을 안겨주고 있다. 최근 언론을 장식하는 일련의 사건들은 우리 정치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1억 원대 공천헌금 수수 의혹에 연루된 중진 의원과 보좌진, 또 다른 유력 정치인의 공천 관련 금품 수수 및 가족 문제, 그리고 집권 여당 지도부 간의 볼썽사나운 권력투쟁과 당원 게시판 논란까지. 여기에 과거 행적이 불투명한 인사가 국무위원 후보로 오르내리는 현실은 국민의 가슴에 깊은 대못을 박고 있다.

​현재 한국 정치의 가장 치명적인 결함은 ‘권력의 사유화’와 ‘성역화된 특권’이다. 정당 민주주의의 꽃이어야 할 공천은 여전히 은밀한 금전 거래와 ‘내 사람 심기’의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민생을 돌봐야 할 정치인들이 오히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거나, 당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모습에서 국민은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오죽하면 "차라리 과거의 강력한 권위주의적 인물이 나타나 이 난장판을 청소해 줬으면 좋겠다"는 위험한 탄식까지 나오겠는가. 이는 국민이 독재를 그리워해서가 아니라, 현재의 정치가 그만큼 무능하고 부패했다는 방증이자 소리 없는 아우성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부조리가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내부의 자정 작용이 완전히 마비되었다는 점이다. 당원 게시판을 둘러싼 제명 논란이나 계파 간의 비방전은 정책 대결이 아닌 ‘상대 죽이기’식 권력 암투에 불과하다. 국민은 고물가와 민생고에 시름하는데, 여의도의 시계는 오직 다음 선거의 공천권과 당권 향배에만 맞춰져 있다. 이는 한국 정치가 국민의 삶을 해결하는 ‘솔루션’이 아니라, 그 자체가 사회적 ‘리스크’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우리의 현실을 선진국, 특히 북유럽 의회와 비교하면 비참함은 더해진다. 세계에서 가장 청렴하고 신뢰받는 스웨덴이나 덴마크의 국회의원들은 우리와 정반대의 삶을 산다. 그들에게 국회의원은 ‘군림하는 권력’이 아니라 ‘봉사하는 직업’일 뿐이다. 스웨덴 의원들은 개인 보좌관이 없으며, 스스로 커피를 타고 직접 보고서를 작성한다. 관용차 대신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의정 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실비 외에는 철저히 통제받는다. 반면 한국 의원은 9명의 보좌진과 억대 연봉, 불체포특권 등 수백 가지 특권을 누리면서도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다.

​선진 의회의 핵심은 ‘특권의 최소화’와 ‘책임의 극대화’에 있다. 북유럽 의회에서는 공금으로 사적인 물건 하나를 샀다는 사실만으로도 장관직에서 물러날 만큼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 우리처럼 억대 금품 수수 의혹이나 갑질 논란에도 ‘정치 탄압’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자리를 보존하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들은 정치를 통해 부를 쌓거나 신분을 상승시키려 하지 않는다. 정치는 오직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된 노동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 정치는 ‘특권 내려놓기’를 넘어선 ‘구조적 대수술’을 단행해야 한다.

첫째, 공천 과정의 투명성을 법적으로 강제하고 금품 수수 시 영구 제명해야 한다. 공천 헌금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매관매직 범죄다. 의혹만으로도 당직과 의원직을 즉각 정지시키는 강력한 내부 규율과 함께, 사법 당국의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둘째, 국회의원의 과도한 특권을 근본적으로 폐지해야 한다. 보좌진 수를 과감히 줄이고, 세비 결정권을 외부 독립 기구에 넘겨야 한다. 권력이 줄어들면 권력을 쫓는 불나방 같은 모리배들도 자연히 걸러질 것이다.

셋째, 국민 소환제를 실질화하여 부적격 정치인을 언제든 퇴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한 번 뽑으면 4년 무법천지’인 현 시스템으로는 정치인의 오만을 꺾을 수 없다.

​정치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예술이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 정치는 국민의 눈을 찌르고 있다. 정치인들이 국민의 손가락질을 ‘잠시 지나가는 소나기’로 여긴다면, 그 끝은 민주주의의 파멸일 것이다. 이제라도 정치권은 북유럽의 낮은 의회처럼 국민과 같은 높이에서 숨 쉬어야 한다. 국민의 인내심은 이미 한계치에 다다랐다. 낡은 정치의 집을 허물고 다시 짓지 않는다면, 국민은 더 이상 그들을 대표자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만이 벼랑 끝에 선 한국 정치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다.

2026년 01월 18일

최호열 / 포천신문사 회장, 시인, 경기대진테크노파크 임원, (사)이디오피아벳 IT.에너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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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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