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포천시의 최종 투표율은 59.2%로 경기도 평균(58.4%)을 웃돌며 지역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뜨거운 열망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선거 결과의 표면만 보면 국민의힘 백영현 후보가 53.33%의 득표율로 포천시장 수성에 성공하고 광역의원 2석을 모두 독점함으로써 보수 진영의 완승처럼 보인다.
그러나 세부 지표를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이번 선거는 단순한 ‘보수 재신임’을 넘어 포천 유권자들의 고도의 전략적 판단과 날카로운 견제 심리가 작동한 ‘이중적 민심의 결정체’였음을 알 수 있다.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시장 선거와 도지사 선거에서 나타난 극명한 ‘교차 투표’ 현상이다. 포천 시민들은 기초단체장으로 보수 성향의 백영현 후보를 선택하면서도,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에게 48.77%의 표를 몰아주며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45.96%)를 앞지르게 만들었다.
인물론과 지역 행정의 연속성을 인정하면서도, 거대 여당에 권력이 통째로 쏠리는 것은 막겠다는 유권자들의 절묘한 균형 감각이 구현된 결과다. 투표 정당을 기계적으로 일치시키지 않고, 사안별로 권력을 분산시킨 포천 시민들의 성숙한 표심이 보여진다.
선거구별 수치가 보여주는 경고음 또한 지극히 엄중하다. 경기도의원 제2선거구에서 국민의힘 김성남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원웅 후보를 상대로 불과 244표 차이의 피 말리는 신승을 거두었다. 기초의원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는 격차가 더욱 좁혀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차이가 단 98표에 불과했다.
이 미세한 차이로 인해 국민의힘 권보경 후보가 비례대표로 시의회에 입성하게 되었지만, 이를 두고 승리에 도취할 정치인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반면 광역의원 비례대표에서는 민주당 최순자 후보가 9순위로 당선되는 등 야권의 교두보 역시 단단히 다져졌다. 이는 언제든 민심의 저울추가 반대로 기울 수 있다는 유권자들의 소리 없는 경고장이다.
이제 공은 당선인들에게 넘어왔다. 백영현 시장을 비롯한 승자들은 자신들을 선택한 53%의 지지 뒤에 존재하는, 변화와 견제를 갈망한 45%의 단호한 반대 목소리를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된다. 엇갈린 도농 표심과 완벽하게 양분된 정당 지지율은 철저한 ‘통합’과 ‘협치’ 없이는 향후 4년의 시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시의원 선거에서 거대 양당 구도에도 무소속 임종훈 후보가 14.1%라는 의미 있는 지지를 얻은 것 역시 정당 논리에 매몰되지 말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라는 풀뿌리 민심의 방증이다.
이제는 여야 당선인들이 선거 기간의 앙금을 털어내고, 오직 ‘포천의 미래’라는 단 하나의 가치 아래 머리를 맞대야 한다. 반대편을 포용하는 성숙한 정치야말로 이번 선거에서 포천의 위대한 유권자들이 보여준 ‘날카로운 선택’에 제대로 보답하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