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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제 탓이오. 제 탓이오. 저의 큰 탓이옵니다…”


황정민 기자 / 2000jungmin@hanmail.net입력 : 2017년 05월 31일
지난 5월 27일 오후 6시 포천시청 옆 체육공원에서 석탄화력발전소 반대 포천시민 총궐기 집회가 있었다. 그곳에는 전·현직 시장과 시의원 몇몇, 그리고 1000여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 모두는 저마다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 사업을 추진한 서장원 전시장을 성토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인물은 김영우 국회의원이었다. 그는 서장원 전시장과 함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묵인했고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다. 물론 이날 집회에서도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김 의원에 대해 뒤늦게 감사청구를 촉구했다는 등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내뱉었고 “김영우 의원은 물러나라”는 외침이 집회장 내에 울려퍼지기도 했다. 또 집회 이후 각 언론사에서는 “김 의원이 보여주기식 정치 행태로 뒷북만 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들이 잇따라 보도됐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가장 크게 뒷북을 치고 있는 건 포천의 시민들이다. 서장원 전시장과 김영우 의원을 선출한 것은 다름 아닌 포천 시민들 아닌가. 그것도 3번씩이나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시켜 3선 중진의원의 자리에 앉혀놓고 이제와서 물러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구나 마지막 국회의원 총선은 석탄화력발전소 문제가 부각된 이후인 작년의 일이다.

대한민국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정치역사 상 유래없는 대통령 보궐선거를 치렀다. 그리고 국민들은 9년 간의 보수정권을 뒤로 물리고 진보정당의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집권 초기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새 대통령은 파격적인 정책들을 내놓으며 80%가 넘는 지지율을 국민들로부터 얻어내고 있다.

반면 포천은 어떠한가? 포천의 정치 역사에서 보수 이외의 정당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포천 지역 출신이 아닌 정치인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지역 간 골이 가장 깊다는 경상도와 전라도에서도 지역적 한계를 무너뜨리는 선출직들이 빈번하게 탄생되고 있는 요즘, 우직할 정도로 보수와 지연에 충실한 곳이 포천 아닌가? 시장이 성추행이라는 낯뜨거운 범죄를 저지르고 쫓겨나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해 시민들을 미세먼지 속으로 내몰아도, 70%가 넘는 국민들이 외면해도 결국 꿋꿋하게 의리를 지켜냈지 않은가?

견제와 균형 같은 거창한 민주주의 이론이 실현되기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과 방향에 발은 맞춰줘야하지 않을까? 물론 기껏 뽑아놓고 이제와 물러나라고 외치는 것도 타당하지 않다. 8개월 넘게 시장없이 지내다 겨우 새로 앉혀 놓으니 이번엔 국회의원 없이 가자는 말인가?

“제 탓이오. 제 탓이오. 저의 큰 탓이옵니다…” 천주교에서 참회기도를 시작할 때의 구절이다. 또한 모든 포천 시민들이 되새겨봐야 할 구절이기도 하다. 언제부턴가 전국 최악의 도시 중 하나로 전락한 포천의 현실은 과연 누구에게서 비롯되었는지, 앞으로 오늘 같은 뒷북을 치지 않기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다.
황정민 기자 / 2000jungmin@hanmail.net입력 : 2017년 0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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