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정치 형태인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선거라는 제도를 실행하는 데 있어 언론의 중요성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다. 언론은 선거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대중에게 전달하고, 그 정보는 유권자의 선택에 절대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오는 4월, 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는 포천지역 언론 또한 벌써부터 선거 관련 기사들로 들썩이고 있다.
얼마 전, 모 후보의 시장출마 기자회견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지역언론사의 어느 기자가 “후보님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느낌을 주는 포천신문의 논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우문(愚問)이다. 때와 장소에 어울리지도 않거니와 ‘언론의 정파성(Partisanship)’이라는 저널리즘의 기본 지식조차 갖추지 못한 기자의 소양 부족이다. 이는 야당 대선 후보에게 조선일보의 논조에 대해 묻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조선일보가 보수편향적이고, 한겨레신문이 진보편향적이라는 것은 어린 아이들도 아는 사실이다.
뉴스의 정파성과 객관성에 대한 논란은 이미 수십년 간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 미디어분야의 학술적 난제다. 여기서 이 난제에 대해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현실이다. 국내 거의 모든 언론사들은 이념적, 정치적 편향성을 갖고 있으며, 유력 언론일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 짙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이런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해야 제대로된 언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 답은 ‘팩트(Fact)’에서 찾아야 한다. 논조는 팩트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에서 비롯되며, 팩트의 일정 부분을 강조하고, 축소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중들은 각 언론사가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이나 논조에 차이가 있음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위험요소의 핵심은 팩트가 아닌 것을 팩트로 둔갑시켜 전달하는 것이다. 이것이 근래 불거지고 있는 ‘페이크뉴스(Fake News)’다. 페이크뉴스는 흔히 ‘가짜’, ‘조작’, ‘속임수’ 등으로 해석되며, 이는 팩트에 대한 논조가 ‘강조’나 ‘축소’에 그치지 않고, ‘폄훼’나 ‘비방’으로 확장되면서 그 정도가 극단에 이른 최악의 언론행위이자 범죄행위다. 얼마 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가장 큰 이유로 ‘페이크뉴스’를 들었다. 대선 후보로서 그를 지지하는가에 대한 여부와 관계없이 언론의 폐단으로 인해 유력한 대선주자가 스스로 의지를 꺾었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페이크뉴스의 폐단을 막으려면 ‘가짜’를 생산해 내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언론사들이 ‘팩트’의 선을 지켜내야 한다. 정확하고 공정하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편들며 과대 포장하는 것이 낫다. ‘칭찬’이 ‘페이크’로 바뀌는 경우는 드물며, 파급력도 약하다. 거의 모든 페이크뉴스는 비방을 위한 것이다. 심지어 ‘팩트’로 시작된 논조가 꼬리를 물고 변질되다 결국 ‘페이크’로 바뀌는 경우도 허다하다.
포천시는 올해 혼돈의 수렁에 있는 나라와 지역의 행정 수장을 새롭게 뽑아야 한다. 언론의 역할과 책임이 더 막중한 시기임에도 벌써부터 일부 언론사는 특정 후보의 흠집내기에 나선 모양새다. 선거를 앞둔 대중에게 필요한 정보는 ‘자극적인 가십’이 아닌 ‘진실된 설득’이다. 포천에서 여러모로 거리가 멀어진 ‘Clean’이라는 단어가 다가올 선거에서 만큼은 여러 언론에서 통용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황정민 기자 / 2000jungmin@hanmail.net입력 : 2017년 0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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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년 0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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