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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최호열] 이주 여성 보호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9년 07월 10일
 
ⓒ 포천신문  
30대 한국인 남편이 두 살배기 아들 앞에서 베트남 이주여성인 부인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을 놓고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다. 피해자인 부인이 폭행을 참지 못해 직접 촬영한 영상 속에는 남편이 주먹과 발, 술병 등으로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더 참혹한 것은 그 장면을 두 살배기 아들이 울면서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이고 ‘아내의 한국말이 서툴러서 폭행했다’는 남편의 진술은 한국인으로서, 남자로서 부끄러워 말문을 막히게 한다.

이 영상이 SNS 등을 통해 퍼져나가면서 국내는 물론 베트남 현지에서도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으며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부지런하고 자존심이 강한 베트남은 우리와 동질성이 많고 중국, 미국, 일본 다음으로 우리 기업이 수출을 많이 하는 국가다. 대기업들의 진출과 투자, 박항서 감독의 선전 등을 통해 쌓아올린 베트남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우호적 감정이 이번 사건으로 허물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의 조치가 신속하게 진행돼 남편을 긴급체포하고 특수상해,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이미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는 점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방한 중인 베트남 공안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한국 거주 베트남 국민의 안전과 인권 보호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경찰 역시 명백한 폭력 범죄이자 아동학대인 이번 사건에 대해 끝까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

2000년대 들어 국제결혼이 급증하며 대두된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가정폭력 등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결혼이주민의 안정적 체류 보장을 위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주여성 920명 가운데 42.1%가 가정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2007년부터 약 10년간 국내에서 폭행 등으로 숨진 결혼이민 여성이 19명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국제결혼은 매년 전체 혼인의 7~11%를 차지하고 있으며 결혼이민자의 대부분은 여성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이미 다문화 사회이며 이주 여성들도 엄연히 우리 사회의 일원이라는 근거다. 이주여성에 대한 폭행은 우리 사회의 후진적 인권의식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민낯이며 신체적·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비열한 범죄행위다. 또한 이 폭력 안에는 저개발국가 출신이라는 차별적 시선과 무시도 포함되어 있으니 반문명적 추태이기도 하다.

다문화 사회로 접어든지 오래지만 그에 대한 대응과 준비가 부족하다는 반성이 필요하다.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한 상담전화나 쉼터가 확대되는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고 있긴 이런 조치만으로 결혼이민여성에 가해지는 불법적 폭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제대로 된 다문화사회라면 결혼이민 여성과 그 자녀들에 대한 법적·제도적 보호와 사회적 배려가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들이 가해자의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고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과 사회안전망을 갖추는 것이다. 자녀가 일정 연령이 되면 이주여성이 단독으로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

이번 사건은 한 가정, 한 개인의 우발적 일탈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런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부 역시 이번 일을 계기로 이주여성 인권 보호에 부족한 점을 되짚어보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최호열 / 포천신문 명예회장, 더불어민주당 전 포천·가평지역위원장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9년 07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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